‘미뤄지는 결혼·출산’ 글로벌 경제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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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고 이는 출산율 감소로 이어져 중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로이터]

코로나 여파, 선진국 인구 1950년 이후 첫↓
노동인구 감소로 인력 수급난, 소비도 저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미뤄진 결혼식이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영국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를 인용해 미국과 유럽 주요국, 일본 등 선진국 전체 신생아 수가 올해는 전년대비 0.3%, 내년엔 1.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국제연합(UN)은 선진국 인구는 195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며 올해 12억7,000만명을 기록했지만, 내년에는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모니터는 “봉쇄조치로 인해 집안에 머무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베이비 붐이 일어날 수 있다는 예상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바이러스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을 받아 결혼과 출산을 모두 미루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닛케이도 임금 감소를 비롯해 고용 불안 등으로 젊은층이 결혼과 출산 모두 연기하고 있다면서, 이는 장기적으로 인구와 노동력의 저하로 이어져 세계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로모니터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거셌던 나라들의 출산율 감소세가 특히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먼저 이탈리아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 신생아 감소세가 전년 대비 -0.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올해는 -2%, 내년에는 -3%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역시 올해와 내년 각각 -1%, -3%에 가까운 감소세가 예상된다.

선진국 중 유일하게 신생아 수가 늘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0.5%, 내년 -2%에 가까운 감소세가 전망된다. 미국은 세계 1위 감염국으로 누적 확진자가 1,200만명을 넘었다. 닛케이는 미국에서만 올 상반기 예정된 결혼식의 60%가 연기됐다고 전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내년 미국에서 태어나는 신생아 숫자가 30만~50만명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만년 저출산국인 일본은 특히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올해 1~9월 신생아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닛케이는 현재 추세면 5년 연속 역대 최저치 기록을 달성하는 것은 물론, 사상 처음으로 연간 신생아 수가 85만명선 밑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했다. 일본은 2016년 신생아가 처음으로 100만명에 못 미친 뒤 매해 빠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올 1~7월 새로운 임신부 수가 5.1% 줄어, 내년 신생아 수가 70만명 밑으로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기우치 도에이 연구원은 “출생률의 저하가 계속되면 노동 공급력이 떨어지고 세계의 잠재 성장률이 저하된다”면서 “(코로나19 여파로) 각국이 이민 등 국경을 넘는 왕래를 제한하면서 세계 경제가 인력 수급난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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