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보험료 산정에 결혼 여부 고려는 합법”
▶ 가주 제1항소법원 판결
▶ 최대 108달러 더 비싸
▶ 원고측 주 대법원 상고
캘리포니아에서 미혼 운전자에게 기혼자보다 높은 자동차 보험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제도가 법원의 판단으로 효력이 유지됐다. 결혼 여부에 따른 보험료 차등이 차별이라며 미혼 운전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주 항소법원이 현행 제도의 손을 들어주면서 관련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4일 LA타임스(LAT)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제1항소법원은 미혼 운전자 11명이 제기한 소송에서 원심을 유지하며 보험사가 결혼 여부를 자동차 보험료 산정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최근 판결했다. 이에 원고들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이라고 LAT는 전했다.
이 소송은 미혼 운전자들이 리카르도 라라 캘리포니아 보험국장을 상대로 제기한 것이다. 원고들은 보험사가 결혼 여부를 자동차 보험료 산정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현행 규정을 폐지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라라 보험국장은 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운전 기록과 운전 경력, 연간 주행거리 등 3가지를 자동차 보험료 산정의 필수 요소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 보험국은 보험금 청구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추가 보험료 산정 요소를 지정할 수 있으며, 현재는 결혼 여부도 그 가운데 하나로 포함돼 있다.
캘리포니아 항소법원은 2대1 의견으로 “지난 1988년 통과된 ‘주민발의안 103’이 주 보험국장에게 보험료 산정 기준을 정할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다”며 결혼 여부를 선택 요소로 인정한 현행 규정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다수 의견은 결혼 여부에 따른 보험료 차등이 자의적인 기준이 아니라 보험 손실 위험을 예측하기 위한 통계적 근거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앨리슨 터커 판사는 소수 의견에서 주민발의안 103도 캘리포니아 민권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며, 결혼 여부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차등하는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보험업계는 미혼 운전자의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통계를 근거로 현행 제도를 옹호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개인보험협회 렉스 프레이저 회장은 “미혼 운전자가 사고를 낼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보험료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결혼 여부는 보험사가 위험을 평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
실제로 소비자연맹(CFA)이 2025년 실시한 조사에서는 캘리포니아 보험사 5곳 가운데 4곳이 미혼 운전자에게 6개월 기준 최대 108달러 높은 보험료를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스테이트팜은 기혼자와 미혼자에게 동일한 보험료를 적용했다.
반면 원고 측은 결혼 여부를 보험료 산정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은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발의안 103을 발의했던 하비 로즌필드도 “보험료는 운전 습관과 주행거리처럼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요소를 기준으로 산정돼야 한다”며 “결혼 여부 같은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반영하는 것은 발의안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캘리포니아는 지난 2019년부터 자동차 보험료 산정 과정에서 성별을 반영하지 못하도록 했지만, 결혼 여부는 1996년부터 지금까지 선택 요소로 유지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매사추세츠와 하와이 등 일부 주만 결혼 여부를 보험료 산정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원고 측은 소장에서 결혼 여부에 따른 보험료 차등이 흑인과 라틴계, 성소수자 등 일부 집단에 더 큰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험국장을 상대로 한 소송과 별도로 머큐리와 파머스 등 12개 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집단소송도 항소심 결과에 따라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황의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