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여권 발급 4개월 이상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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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 처리 밀려 급행료 내도 12주 소요
한국방문 차질 발동동···국무부 ‘6개월전 신청’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국무부 등 연방 기관들의 민원 처리가 크게 늦어지면서 이처럼 미국 여권 받기가 ‘별따기’인 상황이다. 일반적인 신청은 최대 18주,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신속처리 서비스 조차 12주가 소요되는 상황이라 여행 계획 취소도 속출하고 있다.

다음달 한국 방문을 계획했던 미 시민권자 김모씨는 그동안 코로나19 여행 제한 때문에 쳐다볼 일이 없었던 여권이 곧 만료되는 것을 깨닫고 최근 갱신 신청을 했다. 국무부에 신속 서비스로 신청했지만 한 달이 다 되도록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나와 알아보니 최대 12주, 다시 말해 약 3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내 일정을 모두 조정하고 비행기 표 일정도 바꿔야 했다.

여권 뿐 아니라 정부 발급 서류 인증 절차인 아포스티유 등 다른 국무부의 민원 서비스도 크게 지연되고 있어 한인 등 민원인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뒤 한국에 직장을 구해 재외동포 비자를 발급받으려던 한인 2세 이모씨는 재외공관에 비자 신청을 하기 위한 서류 중 연방수사국(FBI) 범죄 경력 지문조회 서류의 국무부 아포스티유를 받기 위해 2개월 여를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듣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 서류를 제출하기 위해서는 국무부 아포스티유 인증이 필수인데, 코로나 사태를 이유로 국무부의 서비스가 크게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현재 국무부 웹사이트 공지에 따르면 우편을 통한 일반적인 발급 신청시 새 여권 수령까지 최대 18주가 걸린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전에 6주에서 8주 정도 걸렸던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기간이다.

60달러의 추가 지불하는 신속 서비스의 경우에도 현재 최대 12주가 소요된다. 12주까지 기다릴 수 없는 급한 여행자의 직접 지역 기관을 직접 방문해야 하다. 하지만 이 조차 매우 제한적으로 받고 있어 예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무부는 여행 계획 최소 6개월 전에 여권 신청을 당부하고 있다.

14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여권 및 비자 신속 발급 대행 서비스 업체인 ‘잇즈 이지 패스포트 앤 비자’의 설립자인 데이빗 알와디시는 “이러한 상황은 내 평생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매체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여행이 제한돼 여권을 들여다보지 않고 만료 기간을 신경쓰지 않고 있다가 여권이 만료되거나 곧 만료되는 민원인이 매우 많은 상황에서, 현재 여권 발급이 워낙 오래걸려 많은 이들의 여행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발급 지연 사태는 코로나19 이후 당국이 운영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팬데믹 초기 미국인들에게 해외여행 금지령, 외국인들에게 미국 비자 발급을 금지령 등을 내리면서 각종 업무가 마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여권 발급 지연에 따라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관련 사례를 전하기도 했다.

애틀랜타의 한 법무법인 사무국장인 벤 윌리엄스 씨는 지난 4월 도미니크 공화국으로 6월 초에 여행을 가야할 일이 생겼는데 그의 여권이 곧 만료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이를 갱신하기 위해 우편으로 보냈고 신속 서비스를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했다. 코로나19 전에는 신속 서비스로 신청하면 최대 3주가 걸리는 일이었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여행 일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도 여전히 발급이 되지 않았다.

직접 방문을 위해 온라인 예약을 하려 했지만 자리가 없었고, 지역 하원의원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지만 불가능했다.

국무부는 이번 사태 완화를 위해 전국적으로 여권 접수 박람회를 몇 차례 열겠다고 밝혔지만, 급행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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