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사들 기내식, 팬데믹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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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들의 기내식 서비스가 코로나19 사태로 말미암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로이터]

20명 승무원 코로나 감염사망 여파
코로나19 우려, 음식 한 번에 서브
음료수 여러차례 제공 대신 병으로

항공기 기내식이 돌아오고 있다. 그러나 예전같은 맛과 서비스는 아니다.

항공사의 기내식이 돌아왔지만 식사전에 칵테일, 따뜻한 쿠키, 항공기 승무원과의 가벼운 대화 등 예전의 정다운 장면은 사라졌다.

팬데믹 기간에 대부분의 음식 서비스를 축소했던 항공사들은 이제 경제활동 정상화이후 생선, 그릭 치킨 샐러드, 고기류 등 메뉴를 퍼스트, 비즈니스 클래스 고객들을 위해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대면접촉을 줄이기위해 항공사측이 음식과 음료수, 스낵 등을 제공하는 방식에 획기적인 변화가 생겼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한 고객은 예전에 항공기에서 즐기던 초콜릿 쿠키의 맛이 그립다고 회상하며 지금 서빙되는 음식은 미리 포장한 차가운 음식이라고 밝혔다.

최근들어 항공 수요가 상승하면서 항공사들은 수익성을 맞추기위해 팬데믹 이전의 퍼스트 클래스 메뉴로 돌아오고 있다. 연방 항공청에 따르면 미항공사들은 팬데믹전에 7년간 연속순익을 기록했지만 지난 한해 코로나로 인해 항공사들은 35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항공여행협회에 따르면 항공기내식과 라운지는 전체 고객의 5%에 불과한 퍼스트 클래스와 비즈니스석 고객이 승객 매출의 30%를 차지한다는 면에 비춰볼 때 고객수요 창출에 필수적인 요소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JD파워사의 마이클 테일러 분석가는 “항공사들은 비싼 좌석을 구입하는 부유층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팬데믹 이후 가장 눈에 띄게 변한 것은 음식 코스에 따라 여러 차례 다른 접시로 나눠 서빙하던 것을 이젠 큰 쟁반에 한꺼번에 제공한다는 것이다.

알래스카 항공사의 레이 레인 대변인은 “승객과 승무원의 접촉수를 줄이고 그릇을 만지는 횟수를 제한하기 위해 한 쟁반에 한꺼번에 음식을 서브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복도에서는 플래스틱컵에 음료를 여러 차례 서브하기 보다는 캔이나 병으로 된 맥주, 소다, 와인 등을 한 차례 주는 방식으로 변했다.

17개 항공사 5만명의 승무원을 대표하는 미승무원협회는 팬데믹으로 인해 4,000명의 승무원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20명이 이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고객 서비스 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젠 항공사 라운지마다 커버를 덮은 음식이 부페 스타일 음식을 대체하고 음료도 셀프서브하는 방식으로 변했다.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한 승무원은 “승객들이 음식을 먹으면서 마스크를 벗을 때 승무원들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 단거리 항공노선의 경우 아예 음식과 음료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반면 코로나19 사례가 줄어들면서 알래스카, 델타 등 일부 항공사들은 팬데믹 전처럼 더 많은 음식과 음료를 제공하는 퍼스트 클래스의 서비스로 회귀하고 있기도 하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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