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방한 결산] ‘방한 46시간’···기술·군사동맹 심장부 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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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22일 오후 오산 미 공군기지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방문해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왼쪽), 최성천 공군작전사령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오산 지하벙커 첫 방문
아시아 첫 순방지로 일본보다 한국 먼저 찾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한국시간) 일본으로 출국하며 2박 3일간의 방한을 마무리했다. 대통령 신분으로는 처음인 이번 방한은 일정의 성격이나 기간 등 여러 면에서 역대 미 대통령들의 첫 방한과 차별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방한에서 도드라진 것은‘경제안보’ 행보였다. 첫 방문지가 ‘한국 반도체의 심장’으로 불리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이었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오후 5시22분께 경기도 평택시 오산 미군기지에 도착한 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로 직행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공장을 시찰하고 세계 최초로 양산 예정인 차세대 GAA 기반 3나노 반도체 시제품에 함께 서명하는 모습은 ‘반도체 동맹’으로서의 한미 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마지막 날 오전에는 숙소인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공동 기자회견에 나섰다. 미국에 2025년까지 로보틱스 등에 50억달러 등 총 1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현대차의 이날 발표에 환영 인사를 전하며 협조를 약속했다. 이는 국제질서에서 갈수록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읽힌다. 반도체·전기차·배터리 등 미래 첨단산업의 핵심이자 글로벌 공급망에서 전략적 중요성을 지니는 분야에서 양국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비무장지대(DMZ) 대신 오산 소재 공군작전사령부 예하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방문했다. KAOC는 전시에 한미가 정찰·공격·방어작전을 지휘하는 사령탑으로, 미 대통령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도 KAOC 방문에 함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이틀째인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110분 안팎의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진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밖에 국립현충원 참배를 통해 ‘혈맹’ 의미를 부각하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윤 대통령 주재 공식 만찬에서 우의를 다졌다. 만찬 전 짧은 시간 동안 윤 대통령 부부와 함께 한국 문화재를 감상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지막 날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면담, KAOC 방문, 미 대사관 관계자 격려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두 번째 순방국인 일본으로 이동했다. 총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에 머문 시간은 약 46시간이었다.

방한 이모저모

◎…조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married up’이라는 표현을 이용해 영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덕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는 이런 말이 있는데, 윤 대통령과 저는 ‘married up’한 남자들이다”라고 인사하며 웃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보통 남자들이 자신을 낮추면서 부인을 높이는 표현”이라며 “남자보다 훨씬 훌륭한 여성을 만나 결혼했다는, 유머러스한 의미”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21일 단독 환담에서는 윤 대통령이 신고 있던 ‘결혼식 구두’가 화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정장구두를 신었다. 한미정상회담이라는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이니만큼 격식을 갖추는 게 좋겠다는 부인 김건희 여사 조언에 따라 2012년 결혼식 때 신었던 구두를 신었다. 단독 환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런 윤 대통령 구두를 문득 보더니 “대통령 구두가 너무 깨끗하다. 나도 구두를 더 닦고 올 걸 그랬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첫 한미정상회담을 치른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선물을 주고받았다. 2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방한 답례 선물로 나비국화당초 서안과 감색 모란 경대, 마크 로스코 전시 도록을 전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탁상 명패와 조종사 선글라스를 윤 대통령에 선물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21일 공식 만찬 테이블에 ‘팔도 산채 비빔밥’이 올랐다. 식전 먹거리로는 자색 고구마·단호박·흑임자 맛의 전병과 팥 음료가 나왔다. 만찬주로는 가주 나파밸리의 한국인 소유 와이너리 ‘다나 에스테이트’에서 생산된 레드와인 ‘바소’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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