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역전의땅’ 민심 시험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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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미시간주에서 아랍계 유권자들이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한 남성(맨 왼쪽)이 민주당 경선에서‘지지 후보 없음’에 투표를 하자는 팻말을 들고 있다. [로이터]

▶ 오늘 미시간주 민주당 경선
▶ 지난 대선 결정적 승리 경합주지만 중동정책 반발 지지층 이탈 비상
▶‘지지후보 없음’ 투표운동 거세져
▶트럼프는 벌금 6000억으로 늘어
▶재정 부담…선거자금 확보 빨간불

조 바이든 대통령이 27일 미시간주에서 민주당 경선을 치르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 이후 악화된 아랍계 유권자들의 민심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가 확실시되지만 아랍계 유권자들은 바이든 정부의 중동 정책에 항의하는 표를 던지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27일 미시간주에서 민주당(대의원 117명)과 공화당(16명)의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동시에 열리고 공화당은 다음 달 2일 미시간에서 대의원 39명을 놓고 다시 코커스를 진행한다. ‘슈퍼 화요일(3월 5일)’에 앞서 치러지는 마지막 주요 경선이다. 미시간주는 미국 대선의 최대 경합주로 꼽히며 지난 대선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가까스로 역전에 성공한 곳이다.

이번 민주당 프라이머리가 주목되는 것은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가 아니라 ‘지지 후보 없음’에 투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달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빠진 채 치러진 공화당 네바다주 프라이머리에서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대사는 ‘지지 후보 없음’의 절반도 안 되는 득표율에 그치는 굴욕을 겪었다. CNBC는 “미시간주 민주당 경선에서 ‘지지 후보 없음’이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득표율이 두 자릿수를 넘을 경우 바이든 대통령에게 경고 신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선에서 아랍계가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으나 미시간주에서는 그 영향을 무시하기 어렵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시간주는 아랍계 유권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으로 무슬림 성향 유권자가 20만 명을 넘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미시간주에서 15만 표 차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겼는데 아랍계 유권자들의 지지가 결정적이었다.

바이든 캠프는 특히 조직적으로 ‘지지 후보 없음’ 투표 운동을 벌이고 있는 아랍계 강성 유권자들을 주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아랍계 활동가들은 최근 수주 동안 미시간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항의하는 표를 행사하자는 ‘미시간의 말을 들어라(Listen to Michigan)’라는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이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중재하는 것이 바이든 대통령 지지의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해왔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경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이어가고 있으나 법률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선거 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이 판결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산 부풀리기’ 대출 혐의에 대한 벌금이 기존 3억 5500만 달러(약 4730억 원)에서 4억 5000만 달러(약 6000억 원)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