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저지주 대 법원 판결
▶ 연방대법원서 최종 확정
▶ “불법체류 신분 이유로 최저임금 미지급 안 돼”
불법체류 신분이라도 미국에서 실제로 일했다면 최저임금과 초과근무수당 등 정당한 임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주 대법원의 판결이 연방대법원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고용주가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로 임금 지급을 거부하거나 숙소 제공 등으로 임금을 대신할 수 없다는 법적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연방 대법원은 지난 5일 뉴저지주의 부동산 관리업체 마믹이 불법체류 노동자 세르히오 로페스의 미지급 임금 청구권을 인정한 뉴저지주 대법원 판결에 불복해 제기한 상고허가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불법체류 신분과 관계없이 실제로 제공한 노동에 대해서는 주 노동법에 따른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지난 3월19일 뉴저지주 대법원의 판결이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연방대법원은 사건의 본안을 직접 심리하거나 새로운 전국적 판례를 확립한 것은 아니다.
이번 사건은 뉴저지주 뉴왁의 아파트 건물에서 관리인으로 일했던 로페스가 고용주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과 초과근무수당을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로페스는 2015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부동산 관리업체 마믹이 소유한 건물 2곳에서 청소와 시설 보수, 쓰레기 수거, 제설 작업 등 다양한 관리 업무를 수행했다.
고용주는 당초 로페스에게 주급 400달러와 아파트를 제공하기로 했으나, 그가 제출한 소셜시큐리티 번호가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임금 지급을 중단했다. 대신 아파트에 무료로 거주하도록 하는 조건으로 계속 일을 시켰다. 로페스는 약 3년 반 동안 정기적인 임금을 받지 못한 채 일하다가 2018년 12월 해고됐으며, 이듬해 미지급 임금과 초과근무수당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당초 1심 법원과 항소법원은 로페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뉴저지주 대법원은 지난 3월 만장일치로 하급심 판단을 뒤집었다. 뉴저지주 대법원은 연방 이민개혁통제법(IRCA)이 취업허가가 없는 외국인의 고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미 수행한 노동에 대한 임금 지급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특히 불법체류 노동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석할 경우, 오히려 고용주들이 이들을 고용해 법정 임금보다 적은 돈을 지급하도록 유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불법 고용을 억제하려는 연방 이민법의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법원은 또 무료 숙소를 제공했다는 사실만으로 최저임금이나 초과근무수당 지급 의무를 충족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고용주에게는 근로시간과 임금 지급 기록을 보관할 법적 책임이 있으며,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노동자의 임금 청구에 유리한 법적 추정이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노동자가 유효하지 않은 소셜시큐리티 번호를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임금 청구를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