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대선레이스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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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앨라배마주에 출마신청서 제출···민주 경선 판도에 변수

억만장자이자 중도성향 거물인 마이클 블룸버그(77, 사진) 전 뉴욕시장이 8일, 앨라배마주 민주당 예비선거(프라이머리) 관리위원회에 2020년 대선 경선 출마를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고 AP통신 등 주요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로써 블룸버그 전 시장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연방상원의원, 버니 샌더스(버몬트) 연방상원의원 등 이른바 ‘빅3’가 주도해온 민주당 경선 판도에 큰 변수가 될 ‘제4후보’로 떠올랐다.

블룸버그는 애초 올해 초 경선 출마를 고려하다가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을 저지하는 전략을 막후에서 돕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었다. 그러나 민주당내에서 확실한 제1 대선 주자가 떠오르지 않는 혼돈 상황 속에서 판도를 흔들 수 있는 파괴력을 안고 전격적으로 레이스에 합류했다. 일각에서는 진보 성향이 뚜렷한 워런 상원의원이 경선 구도에서 앞서 나가자 온건 중도성향인 블룸버그가 출마를 저울질하게 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블룸버그가 2020년 경선 구도를 위협한다’면서 그의 레이스 합류가 민주당에 충격파를 안길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일단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등 주요 주에서 예비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슈퍼화요일(2020년 3월 3일)이나 그 이후에 예비선거를 치르는 주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신청서를 접수시킨 앨라배마주도 슈퍼화요일에 프라이머리를 치른다. 그보다 앞서 경선을 하는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롯한 기존 후보들이 이미 오랜 기간 터를 선점해놓은 상황이라 블룸버그 입장에서는 ‘뒤늦은 입장’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측 선거 전략가 중 한 명인 하워드 울프슨 평론가는 “4개주에서는 다른 후보들이 큰 스타트를 했다. 우리 진영은 좀 더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가 출마한다면 슈퍼화요일 또는 그 이후 프라이머리를 하는 주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블룸버그의 조기 프라이머리 스킵(생략) 전략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민주당 고참 전략가인 빌 캐릭은 AP통신에 “당신 마음대로 캘린더에 돌차기 놀이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얼리 스테이츠(조기 경선주)를 그대로 뛰어넘는다면 계속해서 어려운 시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몇 주간 자신의 출마 여부와 관련해 민주당 원로들과 깊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블룸버그의 출마 신청서 접수 소식에 “레이스 합류를 환영한다. 마이클은 올곧은 친구다. 과연 그가 어디로 갈지 지켜보자”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블룸버그 전 시장을 ‘리틀 마이클’이라는 별칭으로 조롱하며 “그에게 잘 해낼 마법은 없다. 그는 잘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러나 그는 실제 바이든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지난해 전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총자산 500억달러(57조9천억원)로 11위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는 블룸버그 전 시장이 막대한 재력과 중도 성향을 무기로 민주당 경선에서 상당한 지형 변화를 이뤄낼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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