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인종차별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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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수년간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한 할리 데이비슨의 미조리주 캔사스시티 공장 전경.<비즈니스저널>

할리 데이비슨 파견 계약직 노동자들 폭로

밀워키에 본사를 둔 미국의 유명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 데이비슨 생산공장에 파견됐던 계약직 노동자들이 수년간 인종차별과 직장내 괴롭힘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할리 데이비슨의 미조리주 캔사스시티 공장에 파견됐던 노동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공장에서 독일 나치를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와 교수형에 쓰이는 올가미를 발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가미는 과거 미국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흑인들을 린치할 때 쓰여 오늘날에도 흑인 인종차별의 상징처럼 인식된다.

이 공장에서 2년 넘게 일해온 임마뉴엘 매슈스는 “내가 그곳에서 일하는 내내 그것(인종차별과 괴롭힘)이 있었다. 정말 우스꽝스럽다”며 “지금은 2019년으로 이런 것들은 중단돼야 하고 뭔가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다른 노동자들도 괴롭힘이 수년간 지속했고 이는 모든 소수 인종 노동자들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매슈스를 포함한 이들은 할리 데이비슨 공장에 계약직 노동자를 보내는 싱크레온의 계열사인 ‘싱크레온 US’ 소속이다.

노동자들은 흑인 노동자들은 죽어라 혹은 아프리카로 돌아가라고 쓴 그라피티를 봤으며, 하켄크로이츠를 신고해도 이러한 인종차별적 상징물이 수일간 그대로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영진은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사후 조처는 없었으며 가해자들도 거의 처벌받지 않았다고 했다. 해당 공장에서 해고되기 전까지 3년 가까이 철강 노조 대표를 지낸 로셸 앤서니는 그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려 할 때마다 끊임없이 장벽에 부딪혔으며 지적에 대한 어떠한 답변이나 피드백도 사측으로부터 얻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련한 미 최대 흑인 인권단체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캔사스시티지부의 로드니 윌리엄스 대표는 NAACP가 할리 데이비슨에 모든 공장에 대한 조사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할리 데이비슨은 성명을 내고 자사는 어떠한 괴롭힘이나 인종차별을 용납하지 않으며 직원들의 우려를 보고하는 절차와 행동 수칙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티브 넬슨 캔사스시티 공장장도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회사가 필요한 모든 절차를 밟고 있다며 불만 신고 및 조사에 대한 회사 정책을 상세히 설명했다. 싱크레온 US의 오즈월드 리드 대표는 성명에서 이 회사가 익명성이 보장되는 상담 전화 프로그램을 비롯해 괴롭힘이나 차별을 신고하는 다양한 방안을 운영 중이라며 “지난 3년여간 우리가 인지한 모든 행동 수칙 위반 사항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서 차별 의혹에 관해 진행 중인 공개 조사는 없다”고 덧붙였다.

밀워키에 본사를 둔 할리 데이비슨은 캔사스시티 공장을 연내 폐쇄하고 펜실베니아주의 요크로 이전할 계획이다. 캔사스시티 공장이 문을 닫으면 일자리 약 800개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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