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물 추적 앱’ 오작동은 사람 탓

1080
미국 내 주요 항공사들이 제공하고 있는 수화물 추적 앱이 오작동을 일으키는 주 원인이 직원의 실수라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신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공항 수화물 회전 컨베이어에 있는 가방의 모습.[AP]

미 항공사들 이용 급증
직원 스캔 잘못 주원인
무선인식 방식 채택

지난 9월 아메리칸 항공을 이용해 결혼기념일 여행을 그리스로 갔던 에릭 로스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항공사가 제공한 수화물 추적 애플리케이션(앱)에는 목적지인 아테네 국제공항에 수화물이 도착했다는 알림과는 달리 로스씨의 여행 가방들은 그리스에 도착하지 못했던 것이다. 입을 옷과 기본 생필품을 추가 구입하는 것은 물론 가방이 도착하기까지 2일 하고도 반나절 동안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로스씨는 “당황 이상의 상황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 내 주요 항공사들의 수화물 추적 앱이 오작동을 일으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데 이들 오작동의 원인 기계 결함이 아닌 사람의 실수에서 비롯된 인재라고 최근 LA 타임스가 보도했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주요 항공사들은 탑승객들이 가방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 투자에 지난 8년 동안 수백만달러를 투자했다. 전 세계 항공사의 75%가 내년까지 수화물 추적 앱을 제공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을 정도로 수화물 분실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국적 항공 운송 IT 업체 ‘시타’(SITA)가 지난 3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앱을 활용해 자신의 수화물의 위치를 추적한 전 세계 항공기 승객들은 26%에 달한다. 2년 전인 2017년과 비교해 14%나 상승한 수치다.
이보다 앞서 시타는 전 세계 항공사의 77%가 내년 중에 실시간으로 수화물 위치 상황을 승객들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문제는 수화물 추적 앱이 오작동을 일으키는 원인이 앱 프로그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바로 사람의 실수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각 항공사의 수화물 추적 기술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직원의 손에 의존하고 있는 것만은 동일하다. 즉, 수화물을 싣거나 내리면서 직원들이 손으로 스캔을 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직원의 수화물에 달린 태그를 스캔하는 과정이 수화물 추적 앱의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결국 사람의 손을 거치는 단계를 줄이는 만큼 수화물 추적 앱의 정확도는 향상되는 셈이다. 수화물 추적 앱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각 항공사들은 기존 바코드로 구성된 수화물 태그를 무선인식 방식인 RFID방식으로 교체를 하고 있다. 이 장치를 자체에서 신호를 내보기 때문에 수화물을 싣고 내리는 과정에서 센서에 의해 감지된다. 직원이 손으로 일일이 바코드를 스캔하는 방식과는 다른 것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은 이미 지난해 6월 무선인식 방식으로 수화물 처리 방식을 개선하라는 권고안을 채택한 바 있다.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기술들을 도입해 수화물 추적 앱의 오작동을 줄이려는 항공사들의 노력이 성공에 이를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남상욱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615 Milwaukee Ave Glenview, IL 6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