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종결 살인사건 중 용의자 기소율 25%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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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가 살인사건 급증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경찰은 “지난해 수사종결률이 역대 최고 수준(52.8%)을 기록했다”고 자평했으나 실제 용의자가 기소된 사례는 24.2%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간 시카고 선타임스는 31일 “관련 통계 자료를 확인한 결과 지난해 시카고에서 최소 799건의 살인이 발생했으며 시카고 경찰(CPD)은 400건의 살인사건에 대한 수사를 종결한 것으로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어 “400건 기록은 2020년 보다 50건 더 많고, 최근 5년 평균 250건을 훨씬 웃도는 수치”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분석 결과, 수사종결율 증가가 더 많은 범죄자에게 죗값을 치르도록 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타임스는 “수사가 종결된 살인사건의 절반인 199건이 용의자 기소로 이어지지 않았다”면서 “CPD 규정에 따라 경찰은 용의자가 사망한 경우,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경우, 충분한 수사를 했으나 추가 증거가 나오지 않아 용의자를 체포하지 않기로 한 경우 수사 종결로 간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처리된 사건 7건당 1건은 발생 시기가 10년 전이었다. 이들 사건이 2021년에 처리된 사건으로 계산돼 수사종결률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CPD가 지난해 종결한 사건 가운데 56건이 10년 이상, 14건이 30년 이상된 사건이며 이와 관련해 체포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뉴욕 존 제이 형사사법대학의 크리스토퍼 허먼 연구원은 “범죄자 체포 없이 수사종결률만 높이는 것은 장기적인 범죄 퇴치 노력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범지역 주민들과 경찰 모두 범죄자가 거리에서 제거되기를 원한다”며 “현실과 거리가 먼 숫자는 주민 신뢰 구축이나 경찰 사기 진작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CPD는 수사종결률 계산에 미 연방수사국(FBI)과 같은 계산법을 이용한다고 항변했다. 발생 연도와 상관없이 그 해에 처리한 전체 사건 수를 해당 연도에 발생한 살인사건 수로 나눈다.

수십년간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가 지난해 수사가 종결된 사건이 작년 통계에 포함되는 식이다.

시카고를 관할하는 쿡 카운티 검찰이 범죄자에게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찰이 용의자를 검찰에 송치하고 수사종결로 처리했으나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사례는 131건에 달한다.

경찰과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혐의가 분명한 용의자를 검찰이 기소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킴 폭스 쿡 카운티 검사장은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해야 기소한다”는 입장이다.

비영리조직 경찰행정연구포럼(PERF) 2019 보고서에 따르면 CPD 소속 경찰관 1만2천 명 가운데 살인사건 전담 형사는 138명에 불과했다. 이들은 폭력조직·성범죄 수사팀에 속해있다.

허먼 연구원은 시카고 살인사건 발생 건수가 미국 최대 도시 뉴욕(작년 기준 485건)과 2대 도시 로스앤젤레스(397건)를 합한 수준이라며 시카고 경찰이 더 애를 먹을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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