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받자니 ‘혹시’···받고나면 ‘찜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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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때도 없는 ‘로보콜’·‘사기전화’ 공해

대사관 사칭 범죄연루·송금요구 이어

FBI전화번호까지 띄우고 체포 협박

전화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LA에서는 최근 연방수사국(FBI) 수사관을 사칭하는 전화사기까지 등장해 FBI가 사기 주의보를 내렸다. 또, LA를 포함한 캘리포니아가 전국에서 ‘로보콜’(Robocall)로 인한 피해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나타나 정말 전화받기가 무섭다는 한인들이 적지 않다.

15일 FBI LA지부는 전화가 걸려올 때 발신처를 확인할 수 있는 ‘콜러ID’(Caller ID)에 FBI 전화번호가 뜨게 할 정도로 정교한 수법의 사기 전화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FBI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전국 각 지역 FBI 사무소의 전화번호를 이용하는데, 최근 LA 오피스 번호인 ‘(310)477-6565’ 사용도 확인됐다. 사기범들은 FBI 요원을 사칭하고, 체포 영장이 있다며 다양한 이유로 돈을 내야한다고 협박했다. 예컨대 피해자들의 소셜넘버가 범죄와 관련해 도용당했고 해결과 보호를 위해 송금이 필요하며 그렇지 않을경우 체포된다는 식의 수법도 있었다. 특히 어떠한 경로로 입수했는지 모르지만, 피해자들의 이름을 포함한 신상정보들을 알고 있었기에 사기 피해가 더 컸다.

FBI 측은 “FBI는 민간인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하거나 체포위협을 하지 않는다”며 피해를 입었을 경우 온라인(www.ic3.gov)으로 신고할 것을 권고했다.

사기전화는 매번 바뀌거나 진화된 수법으로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올해 들어선 한국 대사관 또는 영사관을 사칭하는 전화도 생겨났다. 사기범들은 LA 지역 ‘213’ 발신번호 뿐 아니라, 홍콩 국제전화(+852), 한국 국제전화(+82)로 시작하는 번호가 뜨도록 조작했다.

‘로보콜’(Robocall)도 한인들이 전화받기를 꺼리게 만든다. 로보콜은 기계 장치를 이용한 자동 안내나 홍보 전화인데 개발비용이 적어지고 다양한 기술 응용이 가능해지며 사기범들이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인 김모(40) 씨는 “영업때문에 모르는 전화도 안받을 수 없는 입장인데, 로보콜과 사기 전화가 전보다 부쩍 많아져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토로했다.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2018년에 캘리포니아에서 접수된 로보콜 피해 신고는 총 74만7,829건으로 전국 최다를 기록했다. 2위 플로리다 주의 42만7,404건을 훨씬 웃도는 독보적인 숫자다. 캘리포니아 내에서도 LA가 9만5,458으로 가장 많았다.

또 로보콜 차단 소프트웨어 업체 ‘유메일’(YouMail)에 따르면 지난 7월에만 LA에서 무려 1억3,990만개의 로보콜이 걸려왔다. 7월 LA 주민 1명당 약 9번의 로보콜을 받은 셈이라고 유메일 측은 분석했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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