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추가 접종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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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센 백신 접종자들 고심중
면역 전문가들 의견 엇갈려
파우치, “추가 접종 권장 안해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캘리포니아에서 지배종으로 자리잡으면서 얀센 백신 접종자들에게 화이자 부스터 샷이 별도로 필요한 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LA타임스는 얀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주민들이 더 강력한 면역효과를 위해 추가적인 화이자 또는 모더나 추가 접종을 해야할 지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서스캐처원 대학의 백신 및 전염병 기구 소속 과학자인 앤절라 라스무센은 2주 전에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이미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의 제약 부문 계열사 얀센이 만든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던 라스무센은 이른바 부스터샷으로 화이자 백신을 택했다.

라스무센은 한 차례만 접종해도 되는 얀센 백신이 코로나19에 충분한 보호막을 제공해 병원에 입원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면역체계가 충분하지 못해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등에 감염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부스터샷을 선택했다.

얀센 백신은 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 백신처럼 바이러스 매개체 백신이다. 약한 버전의 감기 바이러스(아데노바이러스)에 비활성화한 코로나바이러스를 집어넣은 뒤 인체에 투입해 면역반응을 끌어내는 원리다.

반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바이러스의 유전정보가 담긴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이용해 개발됐다. mRNA 방식의 백신이 상용화된 것은 이번 코로나19 백신이 처음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델타 또는 다른 변이에도 효과적인지에 관한 연구 결과는 꽤 있지만, 얀센 백신과 관련한 연구는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얀센 백신 접종자 중에서는 부스터샷이 필요한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5일 보도했다.

라스무센의 경우 미국에서 얀센 백신을 맞은 지 몇 주 뒤에 캐나다로 이주한 만큼 mRNA 백신인 화이자를 추가로 접종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많은 백신이나 전염병 전문가들은 이를 뒷받침할만한 데이터나 정부의 공식 권고가 없는 상황에서 부스터샷을 맞는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현재 정부는 얀센 백신 접종자들이 추가적인 부스터 샷을 접종해야한다는 충분한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은 부스터 샷을 추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문은 최근 공개된 존슨&존슨의 얀센 백신 관련 자료에 따르면 얀센 백신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도 밝혔다.

존슨&존슨사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노출된 얀센 백신 접종자 8명들을 상대로 진행한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해당 백신이 전파력이 강력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었다.

UC샌프란스시스코의 전염병 전문의 모니카 간디 박사도 “얀센 백신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상대로 강력한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y)를 생성해낸다”며 “또한 얀센 백신 접종자들이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접종자들보다 더 약한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이 아니며 세가지 백신 모두 같은 돌파감염(breakthrough infection) 확률에 노출된다”라고 전했다.

또한, 그동안 얀센 백신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이유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보다 얀센 백신에 대한 데이터가 적었기 때문이라고 분석됐다. 현재 미 전역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1억5,600만명 중 얀센 백신 접종자는 8% 정도이다.

◇ 얀센 맞았는데 다른 백신 추가 접종 필요한가
전문가들은 일단 종류와 관계없이 백신 접종을 확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지금 미국의 입원환자들 대부분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경우고, 얀센 백신을 접종했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처럼 백신 접종률이 높고 감염률이 낮은 지역사회에서는 부스터샷이 불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연방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얀센 백신은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감염 및 입원, 사망에 튼튼한 보호막을 제공한다. 부스터샷을 맞으면 면역체계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지만, 부스터샷이 어떻게 임상적인 보호 강화로 연결되는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다.

일단 세 종류의 백신이 최근 확산하는 델타 변이에 얼마나 효과적인지가 관건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효과는 델타 변이의 경우에도 심하게 감소하지는 않는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얀센 백신의 경우에도 비슷하다.

J&J가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소규모 연구를 보면 얀센 백신을 맞으면 중화 항체와 T세포를 포함한 면역 반응이 최소 8개월가량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백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항체와 T세포라는 ‘이중방어막’(double defence)을 모두 생산해야 한다.

항체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들어오는 것을 막지만 T세포는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확인하고 파괴하는 방식으로 면역에 기여한다. 얀센 백신을 접종하면 델타를 포함한 다른 변이에도 효과적인 중화 항체를 생산하며, 이는 8개월이 지난 시점에서야 소폭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 얀센-화이자 백신 교차 접종 부작용 등 안전성 증명 안 돼
연방국립보건원(NIH)은 지난달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교차 접종의 안전성에 관한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연구에 참여하는 아트마 교수는 늦여름이나 초가을까지는 연구자들이 구체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안전성 관련 정보는 이보다 더 빨리 공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분명한 데이터가 없는 만큼 부스터샷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두 차례 접종방식, 얀센 백신의 한 차례 접종방식에 따른 부작용은 이미 잘 기록돼 있지만, 부스터샷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위험 평가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고열과 발진, 주사 부위 통증 등 이미 알려진 것 외에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더 심각한 부작용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접종 간격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부스터샷이 필요하다고 판명 나더라도 기존 접종 완료자에게 언제 부스터샷을 접종할지 또한 결정돼야 한다. 일단 아데노바이러스 백신과 mRNA 백신 간 교차 접종을 뒷받침하는 몇몇 데이터는 나와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뒤 수주 후에 화이자 백신을 접종해도 안전하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만 2회 맞는 것보다 면역 효과가 더 크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다만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연구 결과에 대한 과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번 연구는 공급망 혼란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접종 간격을 맞추기 위해 교차 접종이 필요한 때를 대비한 것이었지 본격적인 교차 접종에 관한 연구는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 미국 내 얀센 백신 접종자, 현재는 부스터샷 맞기 어려워
미국에서 얀센 백신 접종자가 부스터샷을 원하더라도 실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병원 등에서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추가 접종을 요구해도 공식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의사들이 이를 허용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접종 기록 등이 제대로 관리되거나 추적되지 않은 이들 중 일부는 부스터샷을 맞는 데 성공했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NBC 방송에 출연, “델타 변이와 관련해 얀센 백신 접종자에게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 등 추가적인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어떤 백신을 접종했는지와 관계없이 감염률이 높은 지역에 살거나, 낯선 이들과 밀접 접촉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면 이러한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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