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찢어진 휘장(揮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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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파(淩波) 문장선(시카고)

 

평화로운 에덴에

달콤한 유혹

그녀의 영혼을 흔들 때

금령(禁令)을 어기고

선악의 열매를 따 먹었어라

 

슬프다

실낙원의 비극이여

동산은 화염(火焰)검으로 둘렸고

땀 흘리는 수고와

흙으로 돌아가는 길을

떠나야만 했어라

 

아담과 이브는

창조주 앞에

끝내 잘못 빌지 않고

허물 떠넘기다 덧쌓인 휘장

십자가로 찢었어라

 

샛별은 빛나고

무덤 문 열리어

부활의 첫 열매 맺힐 때

이슬에 젖은

백합화의 향기가

새벽하늘에 그윽 풍겨라

 

*죄의 휘장 찢어지고, 부활의 승리가 울려 퍼지며, 생명의 향기여 풍겨나라. 2017년 4월 시카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