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트럼프식’외교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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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부터) 대통령이 패트닉 섀너핸 국방부장관 대행,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외교 회동을 하고 있는 모습.<AP>

북한 비핵화 협상서 표출
이념적 일관적 없고 자신 협상기술 과신 외교라인과 엇박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이 일관성이 없고, 즉흥적이며 기이할 뿐 아니라 외교적 접근법 역시 이념보다는 외교 분야에서 승리를 거두고 싶은 개인적 갈망과 자신의 협상기술에 대한 자신감에 근거해 추진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특히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성향을 보여주는 여러 사례들 가운데 하나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분석 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념적 일관성 결여는 현 행정부 외교라인의 강경파인 마이클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남긴 외교정책의 공백을 채우면서 레이건과 조지 H.W. 부시 시절로 회귀한 듯한 강력한 간섭주의적 대외 접근법에 무게가 실리고 있고, 대통령과 외교안보 라인 사이에 종종 단절이 일어나는 등 외교정책의 불가측성이 커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 한때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했던 존스홉킨스 국제학 대학원의 발리 나스르 학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감언이설과 협박을 병행해 상대를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만 하면 미국이 원하는 방식의 그랜드 바겐(대타협)에 도달할 수 있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 방식에 의존해 일단 김정은을 협상테이블에 앉히는데 성공했지만, 그의 외교팀이 대통령의 대본(script)을 따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 정책은 일관성이 없으나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과 리비아를 비교하는 발언으로 김정은을 격노케 한 볼턴을 자신의 협상 팀에서 열외 시킬 정도로 북한에 대해서는 확실한 호의를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결국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도 외교 분야에서 치적을 쌓으려는 트럼프의 개인적 욕구와 자신의 협상기술을 과시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백악관 입성하기 직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전혀 알지도 못하는 국가의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 미국이 개입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으나 지금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하는데 앞장서고 있으며 이란 정부를 약화시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트럼프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축출한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공개적인 약속을 뒤집는 한편 시리아에 파견된 미군 병력은 이슬람국가(ISIS)를 물리치는 데에만 사용될 것이라며 미국의 기존 정책기조를 뒤집어 국제적인 혼란을 가중시켰다.
또한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재점화 시킨 트럼프는 중국과 이란과의 갈등을 고조시키면서 동반구와 서반구에서의 긴장을 취임 이래 최고 수위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미북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최근 북한이 여러 발의 미사일을 한꺼번에 발사하는 등 도발적인 행동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여전히 김정은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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