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그 때 미국과 한국은 하늘과 땅이더니 50년 후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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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관헌(칼럼니스트)

투표마감 후, 개표가 뜨겁게 트럼프 당선을 굳히고 있을 때, 2020.11.3. 자정 무렵 TV화면이 흔들리더니 다음날 새벽에 재개된 개표는 경합주에서 일제히 수상해지더니, PA에서는 여러가지 불법 부정적 개표상태가 일어나, 트럼표가 곤두박질하는 것을 보고 모두가 경악하게 되고, 미국자유민주주의가 한국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을 실감하였을 것이다. 필자는 이 사태를 경험하면서 미국생활 50여년이 주마등 같이 떠오르고, 앞으로의 갈 길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다.

미국에 가서 선진문명을 배워, 나라 발전에 동량재가 되겠다던 그 시절 잘나가던 서울에 직장을 가진 “호서(湖西)명성(明星), 우리홍고“ 동기들의 <축 미국유학> 환송을 받으며 부러워하던 감사원 감사관이 김포공항을 떠나 미국에 도착한 때가 엇그제 같건만, 50년 세월도 뜬 구름같이, 세상도, 나라도, 인심도 다 바뀐 것을 문득 발견하며, 세월의 하 수상함을 느끼었다. 그때 하늘에서 본 시카고, 아름다운 야경, 2시간을 달려도 산이 없는 평야, 노던일리노이대학이 있는 디칼브의 한 여인숙에 짐을 풀고, 설레는 첫 밤을 새웠지. 아침 일찍 일어나 길 건너 그로서리스토어를 찾았는데 한국의 구멍가계격인 소규모의 가게 안은 한국의 대형 식품점보다도 더 큰 규모와 진열된 상품의 격과 저가에 놀라고, 딴 세상에 왔나 감탄하였었다. 대학원생활에 도움을 줄, 4년 전 직장(4급 공채)를 휴직하고 미국에 온 지인이 도와주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날 날 데리고 학교근처 바에 들려서 맥주잔을 놓고 변해버린 아픈 사정과 이 대학 한국학생회장이 나를 도울 것이라고 그 집으로 안내하여 내심 크게 걱정을 하였었다.

곧 한국정부의 미국박사 3급 특채케이스로 귀국한다는 김 박사는 유학 7년 만에 학위를 받았다면서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감사업무 전산화”공부가 학위를 4년 내 끝낼 수도 없고, 학위를 받더라도 이미 귀국하는 그 분야 전공자들로 돌아갈 자리가 쉽지 않을 것이니 1년쯤 프로그래머연수를 하고 돌아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충고를 해 주었다. 그의 말은 한국의 현실을 적확하게 해주여 나도 그 길을 택하기로 하고, 김 박사가 주선해준 대로 시카고 학생관을 향해 그레이하운드버스로 이동, 늙은 학생들과 몇 사람의 미국노인들이 사는 아미티지 학생관으로 이동했다. 다음날 내 유학기간 중 서포트 해줄 총무과후배에게 새 연락처와 1-2년으로 단축하여 돌아갈 것도 알렸는데 며칠 후에 신임 원장 취임 후 나를 포함 3명의 연수공무원에 대한 복귀명령이 내려졌다며 지원도 중단될 것이라는 소식이어서 전화로 인사실무자들과 실랑이를 했지만 나를 지원할 감사위원 총장, 담당국장도 모두 바뀌는 인사참사로 난리가 나, 결국 의원면직을 하여 미래를 기약하리라 수락하였다. 수중에 $70.00이 전부여서 지원금을 기대했던 필자가 이제는 미국영주를 결심하고 직장도 그만 둔 것은, 만용이었다고 스스로 놀라지만 지금 생각해도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고, 운명이라 생각되었다. 그것은 이 선택이 저개발 한국과는 달리 자유경제의 천국인 미국에서 선진문화를 습득하면서 고국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되리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도 필자는 공직수행 뿐 아니라 업무효율화, 특히 국가발전의 근간인 공기업경영합리화와 국가예산운영 및 직무감찰의 효율화를 위한 공부를 계속하여 국가발전에 이바지하는 공부인(工夫人)으로 살아왔으며(감사월보 많은 연구논문과 군수공장경영합리화행정연구를 집약, 한국생산성본부 1970년 <한국공기업의 경영이론과 실제>를 출간) 미국에 자리를 잡고도 한국의 <통일한국>지, 시카고의 한글신문 등에 조국근대화와 자랑스러운 선진국진입에 관련된 칼럼(2007년 평화문제연구소 간 <자랑스런 한국을 위하여>)을 써왔고,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의 기초사상인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 도덕 감정론이 우리조상인 순(舜)임금의 무위(無爲)사상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서경(書經)연구로 알면서, 홍익인간, 천부경, 대학삼강령연구를 계속하여, 2013년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간 <한국유학의 연원과 그 전개>)을 상재했다. 다행이 시카고에도 아직 필자의 사상과 정치, 사회평론에 지면을 할애(割愛)하는 언론과 언론인이 있어 다행스럽게 여기면서 <정(政)은 정(正)야>를 끝까지 알리려 다시 펜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