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김정은은 초지일관(初志一貫)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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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관헌(칼럼니스트/시카고)

 

김정은이 정의용에게 한 말<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은 그가 오래 동안 궁리해서 한 결심을 알린 것이지, 그동안 그의 아버지 김정일이 한반도비핵화회담에서 내놓았던 거짓 된 시정배들의 흥정과 속임수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진실이었을 것이라는 확신을 여러가지 정황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자유민주주의를 스위스에서 체험하고, 개개인의 몰 이성적 이기심과 자기보존심의 격돌로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인류 평등이라는 이상사회를 내세워 잔인하게 살아남은 공산주의의 허상을 경험한 그가 잠 못 이루는 밤을 새우며, 김일성이 “고기 국에 잎 밥”을 약속하고도 이미 중국과 월남이 해낸 이 최소한의 수요도 이루지 못한 71년의 악몽을 곱씹으며, 찾아 낸 김정은의 고독한 결심임을 알 수 있다. 그것은 68년 전, 3개월 만에 부산을 제외한 남북통일을 앞두고 유엔군의 개입으로 거의 패망을 경험한 할아버지 김일성의 좌절을 잘 알고, 또 폐허로부터 갱생을 시작한 남과 북이 하나는 가난하지만 핵 강국이 되고, 다른 남반부는 유복한 자유경제 강국이 되어 화려한 동계올림픽을 치루는 것을 보면서, 전통적 공산주의의 오류를 버리고 중국이나 월남과 같은 개방의 길로 간다는 진로를 택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미국 주도하의 군사적, 경제적 압박이 사라진다면, 오합지졸 같은 투자자들을 끌어 들이기로 하고,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트럼프의 각종 국제적 SANCTIONS이 제거하여 천지개벽을 한 중국과 월남처럼 곧바로 제가 쥐고 흔들 수 있는 남한을 따라 잡을 수 있다고 내다 본 것이 아닐까?

정의용의 말을 듣고 비전과 꿈을 현실화 해온 거래 메이커 트럼프는 이런 김정은의 오락가락하는 마음을 휘어잡고, <AMERICA GREAT AGAIN, 너도 살고 나도 잘살자, BENEFICIAL to ALL CONCERNED(홍익인간)>하리라고 직감, 김정은이 원한다는 미죽정상회담을 직석에서 수용하고, 그의 본심을 확인하며, 과거와 같이 속지도 않고, 오래 끌지도 않고, 핵 폐기, 안전보장, 경제개방을 동시에 해내자고 합의한 것이다. 싱가포르회담이후 2주일이 지난 지금, 1972년 남북합의 후 46년간 약속하고-깨지고, 다시시도해온 한반도 평화정착이 트럼프와 김정은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며 세기의 합의를 했다고 해서, 그렇게 1, 2주 사이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조바심을 하고, 제 멋대로 억측을 하고, 또 속는다고 아우성을 친다면, 합의를 한 저 두 사람까지 마음이 흔들릴지 누가 알랴! 열사람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도 한 도둑이 속이려들면 다 속아버리거나 한두 가지 넘어가는 경우가 없겠는가? 미국이 북 핵 폐기가 미진하다고 판단한다면 북한 경제개발이 그만치 늦어질 것이고, 미국의 제제와 압박이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김정은이 북한사람들(인민)에게 다 약속해 놓고, 세계에 약속했던 바를 지키지 못하게 될, 핵보유국자리를 지키려 일부를 숨기려 한다면 그것은 김정은의 자살 꼴이 될 것이 아닌가? 김정은이 그런 어리석은 자도 아닐 것이고 김정은이 나진, 마식령, 원산, 금강산에 그려 논 꿈이 너무 아름다워 버리지도 못할 것이며, 육상실크로드를 완성하려는 시진핑이나 시베리아철도와 송유관의 연결을 꿈꾸는 푸틴이 김정일을 가만 놔두지도 않을 것도 같다. 그래서 결국은 북한의 핵 폐기는 가장 완전하고 저 경비가 드는 남아프리카연방 식 자진 페기로 미국이 주장해온 CVID가 실현되고(북한의 의무), 미국은 모든 제재해제와 경제개방으로 북한의 안전을 보장(미국의 의무)해 줄 것이다. 그래서 세계는 더욱 안전해지고, 미국은 더욱 번영할 것이며, 한반도는 홍익인간정신으로 세계화에 기여할 것이며, 중국은 공자의 이상인 대동으로 평천하(平天下)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인가?

아 신 천지가 전개되는 것일까? 남한은 지도자들과 우리도 잘살 수 있다고 믿는 국민들이 하나가 되어 2000년에 들어서 10세계경제대국이 되고 70년간의 공산주의가 멸망한 것은 자유민주주의가 공산북한과 경쟁에서 승리한 것이 자유 시장원리의 우월성을 역사적으로 확실하게 증명한 것이 아닌가? 이것을 보고 김정은의 천지개벽의 꿈<조선 꿈-CHOSUN-DREAM>은 커지고 38North(북위38‘)가 조바심을 내는 영변핵시설의 확장현상도 일시적 반동일 뿐, 트럼프-김간의 약속은 반듯이 지켜져야 하고 북한도 남한을 따라 잡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