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논쟁 진행형‘ 장기적 vs 일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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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던 미국 목재 가격이 이달 들어 45% 급락한 것을 두고 현재 전반적인 물가 상승 현상도 공급망 회복과 함께 안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

목재 가격 급락에 기우론 대두, 안정화 될 것
코로나발 가격 상승·공급 불안 따른 장기적 현상

치솟기만 했던 미국의 목재 가격이 급락했다. 목재 생산 증가와 수요 감소로 인한 목재 가격의 하락세를 놓고 미국 경제의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21일 뉴욕타임스(NYT)는 1년 사이에 400% 가까이 상승했던 미국의 목재 가격이 최근 들어 냉각기에 접어든 것은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물가 상승 현상은 일시적인 상승세라고 보고 미국 경제의 회복과 함께 안정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황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주택 시장에서 목재 가격의 등락은 초미의 관심사 중의 하나였다. 치솟는 목재 가격이 주택 시장의 호황세에 찬물을 끼얹을 경우 소비 경제 전반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NYT에 따르면 지난달 초 1,000피트당 1,711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목재 선물 가격은 6월 들어서 하락세를 나타내며 1,000달러 이하로 떨어지며 지난달 초에 비해 45%나 급락했다. 물론 현재 목재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09년부터 2019년 사이 목재 평균 가격은 1,000피트당 400달러가 채 되지 않았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세트’(FactSet)에 따르면 지난 12일 거래일 가운데 11일 동안 목재 선물 가격이 하락세를 타면서 급기야 18일에는 1,000피트당 900달러로 떨어졌다. 목재 가격의 급락 이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폐업에 들어갔던 제재소들이 속속 생산업무에 복귀하고 있는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전국 3,000여개의 제재소들이 목재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설비를 총 가동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의 경우 2교대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고공행진을 했던 목재 가격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목재 수요가 줄어든 것도 가격 하락에 한몫했다. 여윳돈으로 주택 개조에 나섰던 주택 소유주들은 개조 작업을 중단하는가 하면 주택 건설업체들은 목재를 비롯한 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공사 속도를 늦추면서 목재 가격이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목재 가격은 현재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벌이지고 있는 미국 경제의 인플레이션 논쟁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목재 가격의 급등과 급락을 놓고 물가 오름세가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데서 오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동안 천정부지로 치솟던 목재 가격이 급락한 것은 공급망 회복과 함께 수요가 줄어드는 소위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따른 것으로 현재 미국 경제에서 나타나고 있는 물가 오름세 역시 공급망이 제대로 작용하면 거품이 꺼지고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게 ‘일시적 현상론’의 요지다. 또 하나 과거 60년대와 70년대 미국 경제에서 발생했던 인플레이션에서 보였던 소비자들의 무작정 사재기 심리가 보이지 않은 것도 이번 목재 가격의 하락세가 안정화로 가는 중간 단계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지난 16일 발언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우리의 전망은 현재 목도하고 있는 높은 물가 상승 지표들은 감소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라며 “그게 우리들의 생각이고 목재 가격의 급등락 경험에서 나타난 것과 같은 이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목재 가격이 한동안 최고 수준에서 물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의 물가 상승 상황이 지속되면 가격 인상 전에 구매하려는 수요가 급등하면서 본격적으로 인플레이션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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