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자율주행차 이대로 괜찮은가…자율주행 무더기 ‘안전 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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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 테슬라 등 14종 테스트
▶ 단 1개만 ‘적합’ 판정
▶“돌발상황 대처 미흡”

최근들어 자율주행 자동차 운전자 및 보행자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자율주행 자동차 운행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와 제네시스를 포함한 주요 자동차 모델에 적용된 부분 주행 자동화 시스템(partial driving automation system) 대부분이 안전성 측면에서는 부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자동차 안전 평가기관인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 따르면 각 제조업체의 부분 주행 자동화 시스템을 처음으로 테스트한 결과, 전체 14개 시스템 중 렉서스 LS 단 1개만이 적합 판정을 받았다. GMC 시에라와 닛산 아리야 등 2개 모델은 적합에 가까운(marginal) 수준으로 평가됐고, 나머지 11개는 불량(poor) 등급을 받았다.

평가 대상은 제네시스 G90을 비롯해 포드 머스탱 마하-E, 벤츠 C클래스 세단, 테슬라 모델 3, 볼보 S90 등의 부분 주행 자동화 시스템 1∼2개씩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기술 레벨은 1단계 운전자 지원(Driver Assistance)부터 5단계 완전 자동화(Full Driving Automation)까지 5단계로 세분화된다. 이중 부분 자동화는 2단계 기술로 주행환경에 대한 정보를 활용해 조향(횡방향)과 가속과 감속(종방향) 등 자동차에 대한 핵심제어 기능을 시스템이 수행할 수 있는 단계다.

주행 환경의 모니터링은 운전자가 하며 안전운전의 책임도 운전자가 부담한다. 2단계에 해당되는 시스템은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Adaptive Cruise Control), 차선 유지장치(Lane Keeping System) 등이 있다.

데이빗 하키 IIHS 회장은 “대부분의 부분 자동화 시스템에는 운전자가 주행에 집중하고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실제로는 운전자의 오용 방지 및 주의 유지 조치가 결여돼 있다”고 말했다. 즉 운전자의 주의가 흐트러졌을 때 충분한 경고를 하지 않고, 탑승자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상태에서도 자동 주행 기능이 작동된다는 지적이다.

제네시스 G90 시스템은 운전자가 주행에 관여하지 않고 반복되는 경고에 응답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비상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포드머스탱 마하-E의 시스템은 운전자의 얼굴이나 카메라 렌즈가 가려지면 즉시 경고를 표시했지만, 운전자의 손이 다른 작업을 하고 있을 때는 감지하지 못했다.

BMW 시스템은 카메라 렌즈나 운전자의 얼굴이 가려져도 반응이 없었다. 또 차간 거리 유지를 돕는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 기능의 경우 차량이 정차한 뒤 최소 2분이 지나고 운전자가 도로를 주시했을 때 다시 작동되는 것이 안전하지만, 테슬라 모델3 시스템은 언제든 이 기능을 재개할 수 있었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