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 구강 건강, 심장병·당뇨·치매·우울증 밀접 연관
▶ 충치와 잇몸질환 방치하면 전신 건강까지 위협
▶ 하루 두 번 양치·치실·물 마시기 등 습관이 핵심
▶ 전문가들 권하는 ‘평생 치아’ 지키는 실천법 중요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의 20세에서 64세 성인 가운데 5명 중 1명은 치료받지 않은 충치를 최소 1개 이상 가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치과 진료 비용이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사실도 한몫한다. 미국치과협회(ADA) 산하 건강정책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비용 부담 때문에 정기적인 치과 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은 13%에 달했다. 이는 다른 의료 서비스의 경우 4~5%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수치다.
사람들이 단순히 치과에 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미국치과협회저널에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70% 이상이 치과 치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며, 4명 중 1명 이상은 심각한 수준의 치과 공포증을 경험하고 있다. 또한 치과 치료를 두려워하는 사람들 가운데 약 30%는 실제 치료를 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구강 건강을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구강 건강은 다양한 전신 건강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강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치과를 방문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물을 더 많이 마시거나 일상생활에 몇 가지 작은 습관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여러 가지 구강 건강 문제는 우울증, 류마티스 관절염, 천식, 제2형 당뇨병, 치매를 비롯한 다양한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5,000명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한 한 연구에서는 구강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을수록 15년 동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는 이러한 연관성이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가설만 있을 뿐,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자료는 아직 부족하다고 뉴욕에서 개인 치과를 운영하며 미국치과협회 소비자 자문 대변인을 맡고 있는 에이다 쿠퍼 박사는 설명했다.
첫 번째 가설은 잇몸질환과 충치가 모두 구강 내 염증을 동반하며, 이 염증이 혈류를 통해 전신으로 퍼져 몸 전체의 염증 수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가설은 입안의 세균이 혈류로 들어가 신체의 다른 부위에 영향을 미쳐 질병 발생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강 건강과 관련된 일부 질환은 흥미로운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어떤 질환은 양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당뇨병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구강 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반대로 잇몸질환은 혈당 조절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또 다른 경우는 공통된 원인을 공유할 가능성이 있다. 쿠퍼 박사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과 잇몸질환 모두 특정 구강 세균에 의해 유사한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공통된 염증 경로가 존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나 더 많은 연구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이러한 연관성을 정확히 설명할 수 없다. 쿠퍼 박사는 “구강질환과 전신질환 사이의 관계가 관찰되기는 하지만, 이러한 연결고리는 다른 요인에 의해 설명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흡연자는 구강 건강 문제와 심장질환 위험이 모두 높다. 하지만 두 질환의 공통 원인이 치아 건강이 아니라 흡연 자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는 치과 방문 빈도가 낮아 치료받지 않은 충치나 치과 질환 위험이 높다. 또한 우울증은 흡연과 과도한 당분 섭취와도 관련이 있는데, 두 가지 모두 구강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치주과 전문의인 아마르 사바르왈 박사는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는 일부 약물이 침 분비를 감소시켜 충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강 건강과 전신 건강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 논문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치아 관리를 소홀히 해 만성 통증이 생기거나 치아를 상실하게 되면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이는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쿠퍼 박사는 말했다.
■구강 건강을 지키는 방법
이처럼 구강 건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치아 관리는 종종 일상생활에서 우선순위가 가장 낮은 항목 가운데 하나로 밀려나곤 한다. 쿠퍼 박사는 통증이나 특별한 문제가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기 검진을 받으면 통증이 발생하기 전에 치과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며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도 더 간단하고 비용도 적게 든다”고 말했다. 이어 “증상이 없더라도 치과의사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는 문제가 존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치과 방문 주기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 어떤 사람은 1년에 한두 번 방문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만, 더 자주 방문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쿠퍼 박사는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치과의사가 적절한 검진 및 스케일링 주기를 정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과 진료비가 부담된다면
치과 진료 비용이 걱정된다면 다음과 같은 저렴한 치료 옵션을 고려해볼 수 있다. ▲치과대학 클리닉: 학생 진료 프로그램을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비영리 진료 행사: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의 치과 진료를 제공하는 행사들이 있다. ▲연방정부 인증 보건센터(FQHC):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요금을 적용하는 치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부 치과의 멤버십 프로그램: 보험 없이도 연회비를 내고 특정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미 크라운, 브리지 또는 임플란트를 가지고 있다면 권장되는 방법대로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사바르왈 박사는 조언했다. 이는 가정에서 하는 구강 관리의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만약 통증이 있다면 절대 방치해서는 안 된다. 쿠퍼 박사는 “통증이 있다면 즉시 치과를 찾아야 한다”며 “치아는 원래 아프지 않아야 하고, 잇몸은 출혈하거나 붓지 않아야 한다. 이런 증상은 모두 문제가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치아나 잇몸 주변의 통증은 감염의 신호일 수 있다. 사바르왈 박사는 “치통을 방치하면 국소 감염이 진행돼 결국 치아를 살릴 수 없게 되고 발치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치아는 머리와 목 깊숙한 부위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감염이 퍼지면 기도 폐쇄나 뇌 감염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아 건강을 위한 7가지 일상 습관
다음 습관들을 일상에 추가하면 집에서도 구강 건강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불소가 함유된 치약과 부드러운 칫솔을 사용해 하루 두 번, 2분씩 양치질한다. 이는 잇몸 퇴축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루 한 번 이상 치실이나 치간 세정 도구를 사용해 치아 사이를 청소한다.
▲물을 충분히 마신다.
▲식사 후 20분 정도 무설탕 껌을 씹어 침 분비를 촉진한다. 다만 크라운이나 교정장치를 한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탄산음료, 시리얼, 사탕, 제과류 등에 들어 있는 첨가당 섭취를 줄인다.
▲간식 섭취 횟수를 줄인다. 식사 사이에 자주 먹으면 침 분비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음식물이 입안에 오래 남고 충치 위험이 높아진다.
▲산성 음식을 먹은 뒤에는 30~60분 정도 기다렸다가 양치질한다. 감귤류 과일, 와인, 식초, 탄산음료 등을 섭취한 직후에는 칫솔질 대신 물로 입을 헹구는 것이 좋다. 바 로 양치하면 치아가 더 손상될 수 있다.
이러한 습관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쿠퍼 박사는 “입은 우리 몸 전체를 보여주는 창문과 같다”며 “좋은 구강 위생과 건강한 치아 없이 진정한 건강을 유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By Sarah Kle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