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깨끗한 족보(Clean Family 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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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권 목사(크로스포인트교회 담임/시카고)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성탄절을 함께 보내기 위해 선물을 준비하고 여행을 계획하는 풍성한 계절입니다. 가족 중에는 과거에 깊은 상처를 준 사람도 있고, 만나기 거북스럽고 부끄러운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이는 만남이 설레고 기쁘지만 또 어떤 이는 올해가 마지막으로 만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서양 사람들에겐 Family Tree라는 용어로 쓰이고 있는 가족이라는 연결고리 -.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민족에게나 족보는 개인이나 가족 혹은 부족의 identity를 나타내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입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는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를 기록하고 있는데, 마태는 그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증거 하기 위해서 아브라함과 다윗부터 시작하는 내림족보를, 누가는 완전한 인간으로 증거 하기 위해서 마리아부터 아담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름 족보를 기록했습니다.

유대인들이 생명처럼 유지하고 자랑하는 메시아의 족보에는 유독 4명의 여자들이 있습니다.  – 불륜과 ‘스캔들’, 부도덕과 허위 매춘에 관여한 이방 여자 다말, 거짓말과 속임수로 살았던 가나안 기생 라합, 근친상간의 후손 모압 여자 룻, 다윗과 간음하고 남편과 아들은 죽게 한 벳세바 – 이 여자들의 ‘스펙’은 이방여자, 성적으로 부도덕 사람들, 창기, 간음한 여자들로 공통 지을 수 있습니다!

특히 벳세바가 다윗 왕의 부름을 받았을 때, 그녀가 절대 권력자며 남편의 생사를 관할하는 직속상관인 왕의 피할 수 없는 명령으로 인한 하룻밤의 정사인지, 자발적인 정욕의 발산으로 혹은 계획된 유혹의 과정인지 성경은 말하고 있지 않지만 이 사건으로 벳세바는 남편을 죽게 만들고, 불륜으로 낳은 아들을 잃었으며, 다윗 왕과 이스라엘을 극심한 고통 가운데로 몰아넣었지만 후에 그녀를 통해서 솔로몬을 주시고 왕국을 잇게 하신 것은 신실하신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또 근친상간의 후손 모압 여자 룻은 시어머니 나오미가 고향인 베들레헴으로 돌아가려 하자 울부짖으며 메어달려 반겨줄 사람 하나 없는 이스라엘 땅 베들레헴으로 거지꼴들을 하고 따라 왔으나, 하나님께서 룻의 믿음을 축복하셔서 새 남편 보아스를 준비시켜, 다윗 왕의 증조모가 되게 하시고, 약속하신 메시아의 베들레헴 출생을 가능하게 하신 것 또한 신실하신 하나님의 계획이고 은혜였습니다.

왜 이런 수치스러운 여자의 이야기가 하필 메시아의 족보에 포함 되어 있을 까? 다말이 관계했던 시 아버지 유다, 부하 우리아의 아내를 빼앗고 그를 죽인 다윗, 외에도 자기 아내를 두 번이나 누이라고 속이고 자기 생명을 지키려한 비겁한 아브라함, 그의 아들이삭, 야곱……. 그들도 모두 빼 놓을 수 없는 부끄러운 죄인들입니다.

세상에 죄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족보와 혈통을 자랑하던 유대인도 깨끗한  족보 ‘clean family tree.’를 가진 민족이 아닙니다. 자랑 할 것이 없습니다.  성경은 “기록한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롬 3:10)라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은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므로 그의 풍성한 은혜를 보이셨습니다.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 (마 1:21)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신 이유입니다. 유대인도 이방인도 다 죄 아래 가두신 하나님, 그러나 누구든지 저를 믿으면 영원한 생명을 얻습니다. 유대인이나 이방인의 차별이 없으며, 다른 방법도 주신 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