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다른 사람의 유익을 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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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훈 목사(모자이크교회 담임)

자신에게 악을 행하는 사람을 오래 참는 것이 사랑의 소극적인 특성이라면 악을 행하는 사람을 온유한 마음으로 대하는 것은 사랑의 적극적인 특성 중에 하나이다. 성경에 ‘온유하며’(고린도전서13:4) 라는 말의 헬라어 ‘크레스튜에타이’는 ‘부드럽고, 친절하고, 인자하며, 다른 사람을 유익하게 하다.’ 라는 뜻이다. 이런 온유함은 우리와 같은 사람이 되시어 우리의 죄를 위한 대속의 제물이 되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의 마음이기도 하다. 예수님이 말씀하셨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러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마태복음11:29)

친절과 인자함으로 다른 사람을 유익하게 하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온유한 사람은 가정이나 사회나 어디서든지 필요한 존귀한 사람이다.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 사람에게 온갖 재능과 지혜와 능력을 맡겨 주신 것은 서로 돕고 유익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니 온유한 사람은 창조주 하나님의 뜻에 이끌려 사는 사람이다.

구약성경에 이스라엘 백성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한 지도자 모세는 아내 십보라와 사별한 뒤에 에디오피아 여인을 아내로 맞이한 일로 심한 비난을 받았다. 모세의 형 아론과 누이 미리암이 모세가 이방여인과 결혼한 것은 하나님의 뜻을 어긴 것이라며 앞장서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아론과 미리암의 비난은 모세의 결혼 때문 만이 아니라 모세에 대한 질투심이 그 배후에 깔려 있었다. “그들이 이르되 여호와께서 모세와 만 말씀하셨느냐 우리 와도 말씀하지 아니하셨느냐 하매 여호와께서 이 말을 들으셨더라.”(민수기 12:2) 아론과 미리암은 한 형제 자매로서 모세의 입장을 이해하고 혹 다른 사람들이 모세를 비방할지라도 감싸주고 도와주어야 했지만, 그들은 도리어 앞장서서 모세를 비방했다. 하나님이 모세에 대한 그들의 비방의 소리를 들으셨고, 또 그들의 마음에 있는 악한 의도를 아셨다. 이렇게 아론과 미리암에게는 다른 사람을 돌보고 유익하게 하려는 온유함이 없었다.

그러나 비난을 당하던 모세는 달랐다. 성경은 형제들에게 비방을 받던 모세를 이렇게 평가했다.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승하더라.”(민수기 12:3) 모세는 형제들의 비방을 들으면서도 그들과 맞서 다투지 않았고, 그런 모세를 보시고 하나님이 직접 일을 처리하셨다. 하나님이 모세와 아론과 미리암을 회막으로 부르시고, 모세는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임을 확인시켜 주시며, 아론과 미리암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어찌하여 내 종 모세 비방하기를 두려워 아니하느냐?”(민수기 12:8)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시자 아론 보다 더 앞장서 모세를 비방하던 미리암의 몸에 문둥병이 발했다. 이 일을 보고 아론이 두려움에 울부짖었다. “슬프다 내 주여, 우리가 우매한 일을 하여 죄를 얻었사오니, 청컨대 그 허물을 우리에게 돌리지 마소서.”(민수기 12:11) 이런 상황에 모세가 취한 행동이 무엇이었는가? 모세는 미리암의 병을 고쳐 주시기를 여호와 하나님께 간구했다. “하나님이여 원컨데 그를 고쳐 주옵소서!”(민수기 12:13) 하나님은 그런 모세의 기도를 들으셨고, 칠일 만에 미리암이 고침을 받고 다시 회중가운데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나님은 악을 선으로 갚는 온유한 모세를 높여 주셨고, 불평과 원망이 많은 이스라엘 백성을 가나안 복지까지 인도하는 지도자로 끝까지 쓰임 받게 하셨다. 온유한 사람은 창조주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며, 하나님은 그런 온유한 사람을 통해 선하신 일들을 이루어 가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