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제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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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초대 교회가 불공평한 분배의 문제로 시끄러워졌습니다. 절대 빈곤 계층인 과부들에게 일용할 음식 또는 돈을 매일 나누어주었는데 헬라파 과부들이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긴 겁니다. 그래서 헬라파 성도들이 히브리파 성도들을 향해 불만을 터뜨린 겁니다. 그런데 초대 교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이 아주 감동적입니다.또한 사건이 담고 있는 영적 교훈은 당장 적용할 수 있을만큼 실제적입니다.

교훈 # 1. 먼저 사도들은 당면한 문제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접근 방법이 올바르자 사도들은 문제 속에서 금방 하나님의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교회에선행정적인 일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일을 사도 열 두 사람이 다 감당해온 겁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자기들 본래의 사명-기도하는 것과 말씀 전하는 일-에 충실하지 못해온 겁니다. 하나님께선 이 문제를 통해 사도들에게 “너희들의 사명을 회복하라”는 강한 메시지를 주신 겁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된 사도들은 즉시 해결에 나섰습니다. 교회 행정을 담당할 일곱명의 일군을 세우기로 결정한 겁니다.

교훈# 2. 초대 교회는 상호 신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갑니다. 문제의 핵심을 성도들과 나눈 사도들은 자기들을 대신해서 구제를 담당할 일군 뽑는 일을 성도들에게 맡깁니다.지금까지 분배의 일을 맡아본 열두 사도들이 자신들의 경험에 비추어 일군들을 선발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그런데 사도들은 이 중요한 일을 회중에 맡긴 겁니다. 리더로서 선발 기준만 정해주었을 뿐입니다. 사도들은 교회 회중을 신뢰하고 있는 겁니다. 교회 회중은 사도들이 제시한 문제 해결 방법을 전적으로 신뢰했습니다. 사도들이 자기 본래의 사명에 전념하기로 한 결정을 전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교회 행정을 담당할 일군 일곱명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과 사도들이 제공한 선발 기준에도 100% 동의했습니다. 교회 회중이 사도들을 신뢰하고 있는 겁니다. 교회 회중이 일곱명의 일군을 뽑았을 때 사도들은 성도들의 결정을 그대로 수용하고 선출된 일군들에게 안수했습니다. 성도들의 선택을 100% 신뢰하는 모습입니다. 리더와 회중이 서로 신뢰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해가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교훈# 3. 초대 교회는 사랑으로 이 문제를 극복했습니다. 성도들이 뽑고 사도들이 안수해서 세운 일군들의 이름이 다 헬라식 입니다. 그러니까 회중은 일곱 자리 전부를 헬라파 출신의 성도들로 채운 겁니다. 교회 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히브리파 성도들 중에도 훌륭한 사람들이 꽤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히브리파 성도들이 앞장 서서 헬라파 성도들을 일군으로 뽑은 겁니다.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불이익을 당한 헬라파 성도들과 과부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있는 겁니다. 헬라파 출신 과부들이 다시는 불공평한 대우를 받지 않길 바라는 진실된 마음도 담겨 있습니다. 만약 헬라파 출신 일군들이 실수로 자기측 과부들을 먼저 챙기는 일이 생겨도 이해하겠다는 너른 마음이 담겨 있는 겁니다.사실 새로 바뀐 교회 시스템은 향후 대책입니다. 헬라파 성도들 마음에 생긴 기존의 상처까지 해결할 순 없는 겁니다. 그런데 이 사랑의 결정으로 이 상처까지 말끔히 치유된 겁니다.

초대 교회가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하나님 뜻대로 해결하고나자 교회는 다시 엄청난 부흥을 경험하게 됩니다. 교회는 결코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부흥의 기회로 삼는 건 각 교회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