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빼앗긴 주일(主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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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선 목사

오늘 세계가 겪는 코로나의 참극 속에서도 6월을 맞는 한민족에게는 6.25전쟁 70주년의 달이 겹쳐 떠오르는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음이 사실이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경 북한군이 북우l 38도선을 넘어 남침함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은 3년 뒤 1953년 7월 23일에 정전(停戰)되었으나 그 여파로 수많은 사건들이 한국사회를 크게 바꾸어 놓았다고 하겠다.

그 중에도 한국기독교에 끼친 상처와 영향은 아주 크다 할 것이다. 종교를 아편이라며 증오하는 북한정권이 남한을 기습해오므로 남한교회는 공산치하에서 주일을 잃어버리는 슬픈 경험을 하게 되었고, 이로 인한 많은 탄압과 순교를 겪으면서 교회가 크게 부흥하는 계기가 되었든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코로나 참상을 겪으면서 사회적 거리 유지를 위해 각국 정부가 내린 비상조치로 교계는 ‘주일을 잃어버리는 비극’이 재현되고 있다고 하겠다. 특히 6.25를 상기하게 되는 6월을 지내면서, 그 작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교회가 주일을 송두리 채 빼앗긴 처지가 되었기에 그 허탈감 또한 심각하다하겠다.

오늘날 기독교인들이 코로나로 인해 교회의 문을 잠가두고 교회에서 주일을 못 지킨다는 것은 이웃의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일이라지만, 인간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

예배의 시기와 장소에 대한 현 상황에서 주님의 뜻은 어디에 있을까를 고민할 때 떠오른 한 사건은 신약성서 요한복음(4장 20-24절)에 나오는 ‘주님과 한 사마리아 여인의 대화’ 내용이다.

사마리아 여인이 예수님과 대화에서 “우리조상은 이(그리심)산에서 예배하라 하였는데 당신들의 말은 예배할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 하더이다.” 라고 했을 때, 주님의 대답은 “이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너희가 아버지께 예배할 때가 이르리라”고 하시면서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때라”고 하셨다.

우리 크리스천들은 오늘의 현실에서 주일을 코로나바이러스에게 빼앗겼다고 핑계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지금의 현실 속에서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고 계시다는 점을 알아야 하며, 크리스천의 예배는 최악의 역경 속에서도 신령한 예배를 드릴 때, 하나님은 그 예배를 받으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사도들과 믿음의 선진(先進)들이 환난 속에서 드린 예배가 하나님께 영광이 된 것처럼, 악에게 빼앗긴 주일을 다시 찾고 지금 자신이 있는 곳에서 참된 예배를 드리는 자가 되도록 최선을 다 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