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재택근무 늘면서 ‘투잡족’도 덩달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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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확산 속에 정직원으로 2개의 직장을 다니는 이중 취업의 투잡족들이 화이트칼러 직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연봉 정체되고 물가는 오르면서 추가 수입 필요
화이트칼러 직종 중심으로 비밀 이중 취업 확산

사례1: 한인 A씨는 직장이 보험 회사와 통신 회사를 동시에 다니는 소위 투잡을 뛰는 이중 취업자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를 하는 A씨는 두 회사 일을 모두 집에서 처리하고 있다. 2~3대의 노트북을 업무별로 나눠 사용하고 있다. 직장 동료들과의 교류를 최소화하고 대면 회의는 가급적 피하면서 버텨내고 있다. A씨는“전에 다닌 회사를 그만둘 생각도 해보았지만 두 회사에서 받는 연봉을 생각해 일단 접었다”며“두 회사의 일을 처리하다 보면 힘이 들기도 해 해고되지 않을 정도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도입된 재택근무가 미국 내 직장 문화에 예상하지 못한 근무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2개의 직장을 갖는 소위 ‘투잡족’(two jobs)이 바로 그것이다.

현 직장의 눈의 피해 동시에 두 직장의 일을 수행하는 비밀스러운 투잡 직장인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보도했다.

사실 투잡은 미국 취업 환경에서 흔한 일이다. 정직원으로 있는 업체의 근무 시간 이외의 시간을 활용해 또 다른 부업을 갖는 것은 하나의 문화로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재택근무가 코로나19 사태의 대세 근무 환경으로 자리잡으면서 확산되기 시작한 소위 이중 취업(overemployment)은 다르다. 2곳의 직장을 정직원으로 다니는 것도 그렇고 다른 노트북이나 PC를 사용해 업무를 처리하는 것도 기존 투잡과는 다르다.

재택근무로 비밀스러운 투잡인 이중 취업 추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분야는 주로 IT업체,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업체와 같은 화이트칼라 직종이다.

그렇다면 이중 취업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의 직장의 일터 문화와 취업 시장의 급격한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급여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해 가파르게 상승하지 않고 있는 데다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해고를 동반한 인적 구조 조정이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고용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별로 나아지지 않는 직장인의 경제적 현실도 이중 취업의 급증에 또 다른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이중 취업의 투잡족들은 한 직장에서 승진 보다는 업무 시간을 균등하게 나눠 2개의 직장에서 일하며 소득을 올리는 것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투잡족들에겐 이중 취업이 일종의 경제적 안전망인 셈이다.

이중 취업의 투잡족들이 확산되면서 이들을 위한 인터넷 웹사이트도 개설도 운영되고 있다.

‘오버임플로이드’(Overemployed)라고 불리는 웹사이트는 이중 취업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제공하는 공간으로 세금 처리 방법부터 이력서 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가 올라와 있다. 올해 4월에 개설된 오버임플로이드 웹사이트는 지난 8월 766명에서 2,300명으로 회원이 급증해 현재 5,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아이작’(Isaac)이라는 이름의 오버임플로이드 운영자 역시 이중 취업의 투잡족으로 30만달러의 추가 수입을 올렸다고 주장한다.

그는 “열심히 일할수록 상사의 기대는 커지지만 받는 노동의 대가에는 차이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IBM 같은 대기업에서도 평생 직장생활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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