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비극’ 한인 남매···“기적만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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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할머니와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까지 폐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 해나·조셉 김 남매. 왼쪽은 남매가 어릴 적 할머니·아버지와 함께 단란했던 모습.[고펀드미 닷컴 캡처]

할머니·아버지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
어머니는 폐 손상으로 이식수술 받아야
‘고펀드미 닷컴’서 남매 돕기 온정 이어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속에 일가족이 모두 감염되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한 LA 한인 가정(본보 5월14일자 A1면 보도)에서 80대 할머니에 이어 아버지까지 코로나19로 결국 숨을 거두고 어머니는 생명은 건졌지만 폐가 모두 손상돼 폐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알려지면서 남은 두 자녀를 돕기 위한 사랑의 손길이 답지하고 있다.

16일 CBS와 NBC 등 LA 지역 주류 언론들은 코로나19로 할머니와 부친을 잃고 모친까지 중증인 상황에서 폐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 대학생 해나 김양과 고교생인 조셉 김군 남매의 사연을 전하며 이들이 어머니마저 잃지 않기 위해 “기적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연을 일제히 전했다.

한의원을 운영하던 가장 티모시 김(68)씨는 지난 4월 초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자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던 85세 모친을 집으로 모시고 왔는데, 이후 노모가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등 건강상태가 급격히 나빠졌고 김씨 부부도 코로나19 감염 증세가 모두 나타났다.

이후 노모와 김씨 부부가 모두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4월 말 노모가 먼저 숨을 거뒀고, 당시 중환자실에 있어 모친의 임종도 지키지 못했던 김씨도 결국 코로나19를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뜨고 말았다. 부인 김은주씨는 코로나19는 이겨냈지만 바이러스가 폐 기능을 심하게 손상시켜 생명을 유지하는 길은 결국 양쪽 폐를 모두 이식을 받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CBS는 전했다.

병상의 어머니와 함께 남겨진 남매는 냄새를 맡지 못하는 등 코로나19 초기 증상이 나타나긴 했지만 할머니와 부모님이 모두 코로나19로 쓰러지는 바람에 스스로 벅찬 생활을 끌어가고 있다. 딸 해나 김씨는 “이제 남동생과 나에게 어머니 밖에 없다”라며 “어머니의 목숨을 살려줄 수 있는 방법을 꼭 찾고 싶다”고 슬픈 심경을 전했다.

CBS 등에 따르면 현재 온라인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 닷컴에서 이들 남매를 돕고 가족의 의료비를 해결해주기 위해 한인들이 나서서 모금 활동이 펼쳐지고 있는데 16일 오후 현재 33만5,155달러가 모이는 등 한인사회와 주위의 뜨거운 정성이 모이고 있다. ‘해나·조셉 김 패밀리 돕기 펀드’ 사이트 www.gofundme.com/f/the-hannah-and-joseph-kim-family-fund <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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