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카운티 검사장 조사 요구 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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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범죄 자작극 흑인배우 돌연 공소 취하후

쿡카운티 검찰이 혐오범죄 자작극을 벌이다 16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된 배우 저시 스몰렛(36)에 대한 공소를 돌연 취하한 후 관할 검사장에 대한 조사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스몰렛은 지난 1월 말 드라마 ‘엠파이어'(Empire) 촬영지인 시카고에서 성소수자·흑인이라는 이유로 폭력 피해를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가 자작극으로 드러나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몸값을 올리기 위해서였다”고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쿡카운티 검찰은 26일, “스몰렛에 대한 공소를 취하했다”고 발표하면서 “스몰렛이 16시간의 사회봉사활동을 이행하고, 지불한 보석 보증금 1만달러(보석금 10만달러의 10분의 1)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조건을 밝혔다.

이와 관련 시카고경찰노조(FOP)는 킴 폭스(46, 민주) 쿡카운티 검사장이 이번 사건 진행 과정과 공소 취하 결정에 부적절하게 개입한 가능성을 제기하며 연방수사당국의 조사를 재촉구했다. 마틴 프리브 FOB 부의장은 시카고 선타임스에 “폭스 검사장과 쿡카운티 검찰은 이번 사건의 처음 시작부터 매우 수상쩍은 행보를 보였다”며 “합법적으로 기소된 스몰렛에 대해 원칙없고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온 나라가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FOB는 검찰이 이번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폭스 검사장이 오바마 행정부 영부인 비서실장 티나 첸(63)의 접촉을 받고 시카고 경찰청장에게 스몰렛 사건 수사권 이관을 지시한 사실을 들어 폭스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요구한 바 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광역자치구 쿡카운티의 첫번째 흑인 여성 검사장 폭스는 스몰렛 기소를 앞두고 이번 사건의 총괄책임을 부검사장에게 넘겨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오바마 부부와 30년지기인 첸은 스몰렛이 경찰에 허위 신고를 한 지 사흘 만에 폭스 검사장에게 연락을 취해 “스몰렛과 그의 가족이 수사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가족 전화번호를 전달했고, 폭스 검사장은 이후 첸에게 경과를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실이 보도된 후 스몰렛과 그의 가족이 오바마 부부와 무척 가까운 사이인 점이 새삼 부각됐다. 프리브 부의장은 “스몰렛에 대한 공소 취하는 폭스 검사장이 정치적인 개입을 했다고 판단한 우리 주장에 무게를 실어준 것”이라며 “시카고 정치·사법 시스템의 부조리를 전 국민이 목도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람 임마뉴엘 시카고 시장도 검찰의 갑작스런 결정에 대해 “공평치 못한 일”이라며 “영향력과 파워를 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한 처우가 달라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마뉴엘 시장은 스몰렛이 검찰의 공소 취하 발표 후 성명을 내고 여전히 결백한 피해자인양 하고 있다면서 “최소한의 예의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사진> 에디 존슨 시카고 경찰청장도 “결백하다면, 재판을 통해 입증하라. 숨기는 뒷거래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시카고 시장 선거 결선 투표의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로리 라이트풋 후보와 토니 프렉윙클 후보 모두 검찰과 법원이 공소 취하의 구체적 이유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스 검사장 대변인 탄드라 사이몬튼은 NBC방송에 “공소 취하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스몰렛이 무죄라는 뜻은 아니다. 스몰렛이 사회봉사와 보석 보증금 압수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공소를 취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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