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전초작업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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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나일스 우리마을식당에 모인 시카고 한인사회 올드 타이머들.(왼쪽부터 조영환, 차락우, 곽길동, 이중식, 심기영, 장영준, 김주진, 김창범씨/직책생략)

남북 정상회담 접한 한인사회 올드타이머들

 

지난 27일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에 합의한 것과 관련, 오랫동안 시카고 한인사회에서 단체장 등을 맡아 봉사해온 올드타이머들의 감회도 남달랐다. 지난 27일 점심식사 자리에서 만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차락우(전 평통회장): 한마디로 뭉클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줄넘기 하듯이 경계선을 왔다갔다한 것이 가장 감명깊었다. 공식 통일은 아직 멀었으나 아마 북한이 사회주의를 유지하며 세계와 교류하는 베트남식으로 유지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북한은 핵을 반드시 포기할 것이며 시기가 관건이다. 북미회담에서도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

■김창범(전 한인회장): 평화를 사랑하는 전세계인의 마음을 울리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일회성으로 끝나지 말고 민족의 염원인 통일이 이룩될 수 있는 전초작업이 되기를 바란다. 한국인은 7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혈육을 못 만나고 산다는 비극적인 역사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다. 7천만 한인과 750만 해외 동포의 염원을 담아서 하루 빨리 통일이 되길 바란다.

■곽길동(전 한인회 이사장): 역사적인 정상회담이었다. 이 회담이 양측 모두의 마음에서 우러난 거짓없는 진실한 회담이었길 바란다. 역사적으로 계속 무력통일을 주장해온 북한을 믿기가 어렵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통일에 대한 희망의 싹을 엿볼 수 있었고 6·25 세대, 이민 1세대 등 역사를 온 몸으로 겪어온 우리들이 평화가 찾아온 한반도를 보고 하늘나라에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이중식(전 한인회  부회장):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누구 한명의 노력이 아닌 모두의 노력이 빛을 발한 아름다운 결과물이었다. 독일도 통일을 했는데 왜 한국은 통일을 못하는지 늘 가슴 한켠에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6·25전쟁 당시 미해병대로 1년간 전쟁에 참전하기도 했다. 한국과 북한 모두 서로 양보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반드시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김주진(이북도민연합회 이사장):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손을 잡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함께 걷는 모습을 보니 남북이 새로운 역사를 창조할 출발점을 마련했다는 생각에 기뻐서 눈물이 났다. 앞으로 이산가족 상봉 재개, 비핵화 등 많은 숙제를 깨끗히 해결하길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관계의 새 시작을 잘했다고 생각하며 마감도 잘 해주길 바란다.

■조영환(전 이북도민연합회장):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열렸던 정상회담때 큰 실망을 했다. 두 번의 실패를 거울삼아서 다시는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 북한은 무고한 300만명의 목숨을 희생시키며 악착같이 핵무기를 만들었기에 절대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죽기 살기로 덤벼서 핵을 포기하라고 해야 한다. 하루빨리 통일이 이뤄지길 소망한다.

■장영준(전 한인회장): 김정은 위원장은 핵을 보유한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 같아서 우려가 된다. 핵무기 시험을 중단한다고 했지 완전한 핵 폐기를 얘기한 것은 아니다. 모두가 통일을 염원하고 있지만 미국, 중국 등 모두의 합의도 도출해내야 하는 등 쌓여있는 숙제가 많다. 김정은 위원장이 살아있는 한 통일은 어렵다고 보며 지금처럼 남북이 분단돼 공존할 것으로 전망한다.

■심기영(전 한인회장):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사람들은 당장 통일이 되는 것처럼 기뻐하는데 한편으로는 우려스럽다. 6·25전쟁을 직접 겪은 사람으로서 북한과 남한이 바라는 통일의 개념은 완전히 다름을 알고 있다. 북한은 적화통일을 원한다. 핵동결이 아닌 핵폐기를 끝까지 주장해야한다. 북미회담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게서 핵 폐지에 대한 확답을 받기를 바란다.<신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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