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여탕 출입 못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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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 운영 스파 제기한 인권위 상대 소송 패소
▶ “생물학적 여성만 입장…문구는 차별방지 위배”

시애틀 한인이 운영하는 여성 전용 사우나인 ‘올림푸스 스파’가 성전환 수술이 마무리되지 않아 남성의 성기를 가지고 있는 트랜스젠더의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차별금지 위배라는 연방법원의 판결에 이어 워싱턴주 인권위원회(WSHRC)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도 법원은 또 다시 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미국에서 영업 중인 한국식 찜질방에서 생물학적으로 남성인 여성 트랜스젠더 고객의 입장을 거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워싱턴주 연방법원은 지난해 11월 올림픽 스파를 대표한 2명의 직원이 WSHRC의 안드레타 암스트롱 위원장과 매디슨 이미올라 조사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심리하고, 피고측이 요구한대로 기각 판결을 내렸다.

올림푸스 스파 측은 이번 소송에서 WSHRC가 비수술 여성 트랜스젠더의 여성전용 스파 입장 불허 문제에 대해 차별법을 제기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으나, 연방 법원은 업소 측에 생물학적 여성만 입장을 허용한다는 문구를 제거하고, 60일 이내에 스파 직원들에게 워싱턴주 차별방지법 교육을 실시하도록 판결했다.

지난 2020년 1월 올림푸스 스파는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젠더 운동가인 헤이븐 윌비치의 입장을 거부하면서 “수술하지 않은 트랜스젠더는 다른 고객과 직원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자체 규정을 이유로 들자 윌비치는 즉각 WSHRC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WSHRC 측은 올림푸스 스파가 성적 지향을 이유로 윌비치를 차별했다며 관련 조항을 삭제할 것을 명령했다.

그러자 지난해 3월 올림푸스 스파 측은 “WSHRC가 수정헌법 제1조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같은 해 6월 시애틀 연방법원이 이를 기각했었다. 이후 올림푸스 스파 측은 끝까지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한편 WSHRC를 상대로 다시 소송을 제기했으나 연방 법원의 판결은 번복되지 않았다,

한국식 찜질방에서 성전환 수술이 마무리되지 않은 트랜스젠더 입장을 둘러싼 논란은 LA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21년 5월 LA한인타운 윌셔가 인근 W스파 앞에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성소수자의 스파 여탕 출입 문제를 두고 격렬한 찬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소수자를 반대하는 기독교단체 중심의 시위대와 성소수자 권리를 옹호하는 시위대는 폭력을 휘두르며 대립했었다.

지난 1월에도 낮 시간에 W스파 여탕에 신체적으로 ‘생물학적 남성’의 특성이 분명히 남아있는 트랜스젠더가 버젓이 출입하는 사례가 또 다시 발생했었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