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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April 2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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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형 법안’ 시행 여파…일리노이 수십만 가구 SNAP 식품 지원 중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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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TV

지난해 7월 통과된 ‘원 빅 뷰티풀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H.R.1)’으로 인해 미국 전역 수백만 명이 연방 식품 지원 혜택을 잃을 위험에 처한 가운데, 일리노이에서도 수십만 가구가 지원 중단 위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원 빅 뷰티풀 법안’은 식품보조지원 프로그램인 스냅(SNAP-Supplemental Nutrition Assistance Program)의 자격 요건과 근로 조건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일부 이민자와 부양가족이 없는 가구는 이미 혜택을 잃었거나, 올봄 중 지원이 중단될 위험에 처했다.

지원 중단 위기에 놓인 주민 중에는 시카고에 거주하는 세 자녀의 어머니 타티아나도 포함돼 있다. 6세, 3세, 1세 자녀를 둔 그는 첫째 아들 제슈아가 태어난 이후 약 6년 동안 SNAP 지원을 받아 왔다. 타티아나는 신변 보호를 위해 이름만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첫째 아이가 영아였을 때 SNAP 혜택을 잠시 잃은 경험이 있으며, 이후 다시 프로그램에 재등록하기까지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현재도 일과 SNAP 자격 유지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티아나는 “일을 시작하면 급여 명세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수입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혜택이 중단될지 걱정된다”며 “하지만 보육비와 주거비 같은 식비 외 필수 비용을 감당하려면 어느 정도는 반드시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타티아나는 세 자녀와 함께 월 약 975달러의 SNAP 지원금을 받고 있다. 그는 “장보기를 할 때마다 매우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경제적으로 의지할 곳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만약 다시 SNAP 혜택을 잃게 될 경우에 대해 그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스트레스가 크고 불안감이 더 커졌다”고 토로했다.

H.R.1 법안의 새로운 근로 요건은 2월 1일부터 시행됐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3년 동안 최대 3개월만 SNAP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부 가구는 오는 5월부터 실제 지원이 중단될 예정이다.

또한 4월 1일부터 SNAP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민자 범위도 크게 제한됐다. 현재는 영주권자, 쿠바·아이티 출신 일부 이민자, 그리고 미국과 마셜제도·미크로네시아·팔라우 간 자유연합협정(Compact of Free Association)에 따른 체류자만 혜택 대상이다.

이에 따라 난민, 망명 신청자, 인신매매 및 가정폭력 피해자, 기타 특정 지역 출신 이민자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85개 이상의 종교·사회단체, 식품 지원 기관, 보건·복지 단체로 구성된 ‘세이브 아워 SNAP(Save Our SNAP)’ 연합은 지난 14일 일리노이 주의회에서 집회를 열고 지원 중단 가구를 돕기 위한 3개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시카고 지역 민주당 소속 그라시엘라 구즈만 주 상원의원은 집회에서 “나는 SNAP의 의미를 직접 경험했다”며 “어머니가 7명을 위해 식사를 나누는 모습을 지켜봤다. SNAP은 내 삶에서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현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내가 상원의원으로 서 있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SNAP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타티아나 역시 세 자녀와 함께 시카고에서 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우리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모여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026년 2월 기준 일리노이에서 SNAP 혜택을 받은 가구는 약 100만 가구로, 2025년 2월보다 감소했다.

연합 측에 따르면 이번 법안 변화로 25만 가구 이상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JB 프리츠커 주지사 발표에 따르면 약 15만 가구는 근로·교육·자원봉사·면제 관련 서류를 아직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시카고 광역 푸드 디포지토리의 케이트 매어 대표는 “너무 많은 주민들이 가족을 먹여 살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주거비, 의료비, 식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침묵할 수 없으며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즈만 의원은 SNAP 감소 대응을 위해 상원 법안 3277, 3276, 3167을 공동 발의했다.

상원 법안 3277은 ‘긴급 식량 지원 가족 프로그램’을 신설해 SNAP 혜택이 줄어든 가구에 600달러의 일회성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는 평균 SNAP 지원금 약 3개월치에 해당한다.

상원 법안 3167은 SNAP 자격을 잃은 일부 이민자를 위해 인신매매·고문·중범죄 피해자 지원 프로그램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의료·주거·현금·식량 지원을 제공한다.

또 상원 법안 3276은 SNAP 변화가 일리노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대응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주의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매어 대표는 “일리노이에서 누구도 다음 끼니를 걱정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주 전역의 공동 노력의 시작”이라며 “자원봉사자, 서비스 제공자, 옹호 단체, 이웃들이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캐피톨 뉴스 일리노이’는 비영리·비당파 뉴스 서비스로, 일리노이 프레스 재단과 로버트 맥코믹 재단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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