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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April 1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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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WSJ 상대 100억 달러 명예훼손 소송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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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TV

“엡스타인 생일카드 작성 여부 판단 단계 아니다”…법원, ‘실질적 악의’ 기준 충족 못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50세 생일카드 논란과 관련해 제기한 100억 달러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법원은 트럼프가 실제로 카드를 작성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플로리다 연방법원 다린 게일스 판사는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을 기각했다. 해당 소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외설적인 50세 생일카드 관련 보도에 대해 제기된 것이었다.

게일스 판사는 트럼프 측이 명예훼손 소송에서 요구되는 ‘실질적 악의(actual malice)’ 기준을 전혀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실질적 악의’란 허위 사실임을 알면서도 보도했거나, 허위 여부를 무모하게 무시한 상태에서 보도했음을 입증해야 하는 기준이다.

게일스 판사는 판결문에서 “오히려 기사에 따르면 보도 이전에 피고 측이 트럼프 대통령, 법무부, 연방수사국(FBI)에 의견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했고, 법무부는 응답하지 않았으며 FBI는 논평을 거부했다”며 “피고 측이 조사 노력을 했다는 점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피고 측이 상반된 증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조사하지 않았다는 트럼프 측 주장 역시 기사 내용에 의해 반박되며, 실질적 악의를 입증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7월 월스트리트저널이 2003년 엡스타인의 생일을 위해 제작된 기념 책자에 트럼프의 카드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트럼프는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던 시기였다.

해당 카드에는 나체 여성의 손그림 윤곽이 포함돼 있었고, 음모 부위에는 트럼프의 이름이 적힌 것으로 보였다고 보도됐다. 또한 이후 성매매 알선 혐의로 기소된 엡스타인과의 가상의 대화를 묘사한 타자 문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드 작성과 관련된 모든 사실을 부인했으며, 그의 변호인은 해당 보도가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엡스타인 유산 관리 측은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와 일치하는 카드 사본을 공개했지만, 트럼프 측과 백악관은 여전히 해당 카드가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게일스 판사는 이번 판결에서 카드 작성 여부 자체는 판단하지 않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편지 작성자인지, 또는 엡스타인의 친구였는지는 사실 판단 문제로 현 단계에서 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기각하되 재제기 가능(without prejudice)’ 방식으로 처리돼 트럼프 대통령은 수정된 소장을 제출해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판사는 수정 소장 제출 기한으로 2주를 부여했다.

트럼프 법률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판사의 지침에 따라 월스트리트저널과 기타 피고들을 상대로 소송을 다시 제기할 것”이라며 “가짜 뉴스로 미국 국민을 오도하는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 발행사인 Dow Jones & Company 측은 “소송 기각 결정을 환영하며, 보도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은 10년 이상 교류했지만 2000년대 초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이 “수상한 인물(creep)”이라고 판단했고, 플로리다 마러라고 클럽 직원들, 특히 젊은 여성들을 빼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또한 올해 하원 감독위원회 조사에서 빌 클린턴(Bill Clinton) 전 대통령은 약 20여 년 전 트럼프와 엡스타인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증언했다. 클린턴은 당시 트럼프가 “수년간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부동산 거래 문제로 결별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계와 재계 인맥이 두터웠던 금융가 제프리 엡스타인은 2008년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로 유죄를 인정했으며, 2019년 성매매 알선 혐의 재판을 기다리던 중 수감 중 사망했다. 연방수사국과 법무부는 엡스타인이 1,000명 이상의 여성과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 관련 범죄로 기소된 적은 없으며, 모든 위법 행위를 부인하고 있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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