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군의 인삼기업들과 이 시대에 맞는 ‘K-인삼제품’을 만들어 전세계로 나아가겠습니다“
인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소중함은 말할 필요가 없다. 세계 어딜가도 인삼은 아주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특히 고대부터 신선의 나라로 불리우던 대한민국의 땅에서 자란 인삼. 그 중에서도 금산지역의 인삼은 그중 으뜸이다. 이런 소중한 인삼을 지금 시대에 맞게 K-인삼시대를 만들어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문정우 금산군수를 만나 인삼이야기를 들어본다. 한편 인터뷰 당일 전연석 금산군의회 의장도 동석, 문정우 군수의 인터뷰에 관심을 보이며 함께 자리를 빛냈다. <편집자 주>
다른 나라에도 인삼이 자라는데 특히 대한민국 인삼이 으뜸인 이유는?
인삼은 땅과 하늘이 함께 길러내는 작물입니다. 우리나라는 북위 36도 안팎에 자리해 사계절이 뚜렷하고 여름에는 충분한 강수가 내리며 겨울 추위는 뿌리를 단단하게 여물게 해 인삼이 자라기에 가장 알맞은 조건입니다.
같은 종자를 다른 나라에 심어도 우리 인삼의 맛과 향이 나오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고려인삼은 유효성분인 진세노사이드의 종류도 다른 나라 인삼보다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금산은 그 고려인삼의 종주지입니다. 1500여 년 재배 역사를 이어온 곳이고 지금도 전국 인삼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소비자들이 매겨준 ‘한국 인삼이 으뜸이고 그중 금산이 으뜸’이라는 말이 이러한 면을 증명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고려인삼이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언제부터 우리 인삼에 세계인의 인기 상품이 되었는지요?
기록으로 보면 삼국시대부터 인삼이 중국에 건너갔습니다. 다만 고려인삼이라는 이름이 하나의 브랜드로 굳어진 것은 고려시대입니다. 송나라와의 교역에서 고려인삼은 최고의 대접을 받는 품목이었고 이때부터 고려라는 국호가 곧 인삼의 품질 보증서가 된 셈입니다.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홍삼이 등장했습니다. 쪄서 말린 홍삼은 장거리 운송이 가능했습니다. 개성상인들이 이 홍삼을 가지고 청나라와 일본으로 나갔고 인삼은 조선의 대표적인 외화 획득 품목이 됐습니다.
그리고 근대에 와서는 우리 인삼이 서양에도 알려졌습니다.
천 년 넘게 국경을 넘어 팔려왔다는 것은 단순한 농산물의 역사가 아니라 대한민국 최초의 수출 브랜드 역사라고 봅니다.
조상들은 인삼을 어떻게 재배했으며 어떻게 활용하고 수출했는지요?
예전에는 깊은 산에서 자연산 산삼을 캤습니다. 이후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인삼 재배가 시작됐습니다.
인삼은 직사광선을 싫어하는 반음지 식물인데 우리 조상들은 이를 알아채고 해가림 시설을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금산 들녘에 가시면 보실 수 있는 검은 차광막이 줄지어 있는 풍경은 예부터 짚으로 엮은 발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또한, 눈앞의 수확보다 땅의 힘을 유지하기 위해 한 번 인삼을 심으면 10년 이상 묵혀두는 윤작을 지켰습니다.
인삼의 활용은 약재로 달여 먹는 것은 물론이고 술을 담그고 음식에 넣고 귀한 손님에게 예물로 드렸습니다.
그리고, 수삼을 쪄서 말리는 증포 기술로 보존과 유통을 동시에 해결한 홍삼을 만들어 청나라와 일본에 내다 팔았습니다. 지금 저희가 하는 가공식품 개발, 수출 다변화가 전부 그 연장선 위에 있습니다.
인삼에 대한 설화 그리고 전해내려 오는 이야기들이 많을텐데 그중 의미있는 이야기는?
금산에는 ‘개삼터 설화’가 전해집니다. 인삼 재배가 시작된 자리라는 뜻입니다.
1500여 년 전 금산에 강씨 성을 가진 선비가 살았는데 홀어머니가 병으로 자리에 눕자 진악산 관음굴에 들어가 백일기도를 올렸습니다.
정성이 지극했는지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관음봉 바위틈에 붉은 열매 세 개가 달린 풀이 있으니 그 뿌리를 달여 드리라고 했습니다. 깨어나 찾아가 보니 정말 그 풀이 있었고 뿌리를 캐어 달여 드리니 어머니 병환이 씻은 듯 나았습니다. 선비는 그 열매의 씨앗을 받아 남이면 성곡리 땅에 심었고 그것이 금산 인삼 재배의 시작이 됐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효(孝)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인삼은 애초에 돈을 벌려고 한 것이 아니라 어머니를 살리려고 캔 뿌리였습니다. 또한, 자기 어머니만 살리고 끝냈다면 설화로 남지 않았을 겁니다. 씨앗을 땅에 심어 이웃과 후대에 물려주었기에 1500년이 이어진 것입니다.
지금도 금산세계인삼축제 때마다 개삼터에서 ‘개삼제’를 올리는데 이것은 단순한 의례가 아니라 금산 사람들이 그 마음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그동안도 인삼이 세계화가 되어있는데 K-푸드 시대를 맞이해서 세계화 전략은?
지금까지의 인삼 수출이 약재를 파는 일이었다면 앞으로는 건강한 생활방식을 파는 일이 돼야 합니다. K-푸드의 힘이 바로 그것입니다. 소비자들은 음식을 사는 게 아니라 한국의 문화를 사고 있습니다.
금산군은 ‘K-INSAM’ 브랜드를 중심으로 군수 품질 인증제를 도입해 인증받은 제품만이 금산의 이름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브랜드는 결국 신뢰이고 신뢰는 품질에서 나옵니다.
또한, 해외 박람회 참가와 수출상담회를 민선 9기 핵심 과제로 잡고 시장마다 다른 전략을 가지고 나가고 있습니다.
올해 10월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건강기능식품 전시회 서플라이사이드 웨스트(SupplySide West)에 금산 인삼기업들과 함께 참가합니다.
이 행사는 북미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자리입니다. 또한, 오는 12월에는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려 베트남을 찾습니다.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시장을 한 해 안에 모두 짚어보는 것입니다.
인삼을 달여 먹던 시대에서 이제는 젤리, 스틱, 음료, 화장품으로 제품화에 나서야 합니다. K-푸드가 열어준 기회의 장이 넓습니다. 한국을 모르는 현지 소비자가 건강식품 코너에서 아무 거부감 없이 집어 들 수 있는 제품이 진짜 세계화입니다. 국내에서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 금산인삼 공동판매관을 운영하며 그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번 금산 인삼축제는 어떤 주제로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제44회 금산세계인삼축제는 올해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간 ‘언제나 청춘’을 주제로 금산인삼관 광장과 인삼약초시장 일원에서 열립니다.
금산세계인삼축제는 1981년부터 이어져 온 축제로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전국 최우수 축제에 열 차례 지정된 국내 대표 산업형 관광축제입니다.
직접 밭에 들어가 인삼을 캐보는 인삼캐기 체험과 홍삼 족욕, 인삼약초 요리 만들기처럼 오감으로 즐기는 프로그램들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인삼교역전을 통해 해외 바이어와 우리 기업을 직접 연결하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이 외에도 개삼제를 비롯한 전통 인삼문화 행사로 금산 인삼의 뿌리를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특히 이번 인삼축제는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
이번 축제를 통해 먹는 건강식품 인삼이 뷰티 아이템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K-insam 뷰티관을 선보여 이곳에서 인삼의 피부 미용효과를 알릴 예정입니다. 마스크팩 체험과 함께 네일아트, 인삼미스트 등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아울러 어린이건강키즈카페, 어린이뮤지컬, 가족전통놀이 체험, 버블쇼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공연도 마련했습니다.
금산세계인삼축제는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가족과 친구, 연인 모두와 함께 즐기며 인삼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향후 우리 인삼을 세계에 알리고 효능을 높이기 위해 어떤 계획이 있는지?
앞서 말씀드린 군수 품질 인증제를 임기 내에 확실히 안착시켜, ‘K-INSAM’ 마크가 곧 최고 품질의 보증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효능은 주장한다고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로 증명해야 합니다. 금산인삼약초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기능성 연구와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인삼을 수입하는 국가에서 요구하는 인증 기준을 미리 갖추도록 기업을 돕겠습니다.
특정 국가에 수출이 몰리면 그 나라 사정 하나에 우리 농가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북미와 유럽, 중화권, 동남아시아까지 판로를 고르게 넓혀가야 합니다.
그 중에서도 요즘 성장세가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동남아시아입니다. 인구는 젊고 건강에 대한 관심은 빠르게 커지는 데다 우리 홍삼에 대한 인식이 이미 자리 잡혀 있는 나라들이 많습니다.
인삼은 오랜 시간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있어야 나오는 작물입니다. 후계 농업인이 인삼 농사를 직업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소득 기반을 만드는 것이 결국 가장 근본적인 세계화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세계한인들도 인삼에 관심이 많은데 이들과의 교류 계획은?
재외동포 여러분은 금산 인삼의 가장 든든한 우군입니다. 이미 한인 사회에서 인삼은 명절 선물이자 어른께 드리는 정성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는 동포 여러분께 기대는 데서 멈추고 싶지 않습니다. 인삼이 진짜 세계 상품이 되려면 한국 문화를 전혀 모르는 현지 소비자가 마트 진열대에서 우리 제품을 집어 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동포 여러분을 고객이 아니라 동반자로 모시고 싶습니다. 현지 언어와 문화, 유통망을 가장 잘 아시는 분들이 바로 동포 여러분입니다. 한인 상공인 단체와 정기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 금산 기업이 현지 주류 유통망에 들어갈 때 길을 열어주시는 역할을 부탁드리려 합니다. 동포 사회가 교두보가 되주시면 우리는 그 너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현지 시민들이 많이 찾는 자리에서 인삼을 맛보고 체험하게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첫 만남입니다. 올해 하반기 해외 일정들도 모두 현지 바이어와 주류 유통망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습니다.
달여 마시는 인삼이 아니라 스틱, 젤리, 음료처럼 현지인의 일상으로 들어가는 제품이 갖춰져야 합니다. 또한, 현지 규격에 맞는 인증을 갖춰 좋은 제품의 수출이 멈춰 서는 일이 없도록 군이 앞장서서 돕겠습니다.
그리고 동포 여러분과 2세, 3세 청년들을 금산으로 초청하고 싶습니다. 조상들이 인삼을 심던 땅을 직접 밟아본 청년이 현지에서 친구들에게 인삼을 이야기한다면 그보다 더 강한 홍보는 없습니다.
인삼은 뿌리입니다. 고향을 떠나 계셔도 그 뿌리는 그대로입니다. 금산이 그 뿌리를 지키겠습니다. 세계 어디에 계시든, 금산의 문은 늘 열려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