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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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우)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한 후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김 위원장 정상회담…‘4.27 판문점 선언’ 발표

 

세계 유일의 분단 냉전지대 한반도를 무심하게 둘로 갈라놓은 군사분계선(MDL)에서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다고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시간 27일 오전 9시29분(시카고시간 26일 오후 7시29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만나 역사적인 ‘2018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올해 종전선언을 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이를 위해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을 공동목표로 확인했다.

남북은 정상회담 정례화에도 합의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다. 개성에 남북공동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다음 달부터 군사분계선(MDL)에서 상호 적대 행위를 전면 금지하며 “한반도에 더이상 전쟁은 없다”고 선언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13개 항으로 구성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에는 “남과 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구체적인 계획도 확정했다. 아울러 “남과 북은 그 어떤 형태의 무력도 서로 사용하지 않을 때 대한 불가침 합의를 재확인하고 엄격히 준수해 나가기로 했다”며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의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했다”고 적시됐다.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연내 종전선언을 거쳐 평화협정을 추진하는 로드맵 마련과 함께 남북 간 실질적인 군사적 신뢰 구축 및 군축 추진에 뜻을 같이한 것이다.

평화체제 구축은 법적으로 전쟁이 끝나지 않은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함으로써 북한이 더는 핵무기를 보유할 이유가 없도록 만드는 일이다. 이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인 동시에 비핵화 협상의 견인차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평화체제의 울타리 안에는 전쟁을 법적으로 끝내는 평화협정 체결과 북미 국교 정상화, 주한미군의 역할과 한미합동군사훈련의 향배, 남북간 해상 불가침 경계선 확정, 평화보장 관리기구의 구성 및 운영,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로의 전환, 군비통제 등 다양한 요소가 존재한다.

외교가에선 북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프로세스가 상호 영향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진행되다가 북한 보유 핵무기의 최종 폐기와 평화협정 발효를 통해 동시에 마침표를 찍는 시나리오를 그린다. 이 같은 기나긴 항해가 이번 판문점 선언을 통해 닻을 올리게 된 셈이다. 무엇보다 ‘연내 종전선언’을 한다는 구체적인 합의가 실현될지 주목된다. 문재인 정부가 구상하는 남북미 3자, 남북미중 4자간 정상회담 또는 외교장관회담 등 남북·북미 정상회담에 이은 연내 또 하나의 대형 외교 이벤트가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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