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1-2018]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1869
33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나일스한국학교 재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시카고지역 한국학교 탐방 ①

1985년 설립된 나일스 한국학교

 

많은 1세대 한인부모들은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함을 알면서도 막상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은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런 점에서 매주 토요일 하루 한국말과 글, 그리고 다양한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한국학교는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수십년전부터 운영돼온 시카고지역의 한국학교들은 오늘도 여전히 한인 자녀들에게 한국인이란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다. 이에 본보는 시카고일원의 대표적인 한국학교들을 탐방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그 첫 번째는 나일스 한국학교다.<편집자 주>

 

“한국인임을 자랑으로 삼고 훌륭한 미국 시민이 되자.” 지난 1985년 4월 설립돼 33년이란 전통을 자랑하는 나일스한국학교(교장 김경애/교감 배효석)의 교훈이다. 시카고지역에서는 유일하게도 독립적인 교실, 체육관 등 학교형태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 나일스한국학교는 설립당시 한동안은 학생수가 400명에 육박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당시 한국학교가 그리 많지 않아 학생들이 몰린 이유도 있다.

나일스한국학교는 한국 초등학교와 교환방문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재학생들이 청와대에 초청되기도 하는 등 화려한(?) 역사를 갖고 있기도 하다. 현재는 10명의 교사와 50여명이 재학하고 있으며 3세부터 12세(6학년)까지 반이 구성돼 있다. 한국어, 한국문화, 사회, 역사, 성경 등을 정규수업으로 가르치고 있으며 무용, 미술, 음악, 체육 등 특활반도 운영해 학생들의 특기를 살리는데도 신경쓰고 있다.

김경애 교장은 “세대가 교체되고, 많은 한국학교가 생겼다. 학생수가 늘고 재정자립도가 나아지면 지금은 중단된 한국내 학교와의 교환프로그램도 다시 시작하고 한인 입양아들을 초청해 한인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행사 개최도 고려 중이다. 또한 나일스한국학교 특성에 맞는 교재개발과 동요 및 클래식 음악수업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9년간 봉사하고 있는 채주연 무용반 선생님은 “처음엔 아이들이 한국무용을 낯설어했지만 배워가면서 한국 문화라는 것을 체험하고 재미도 느끼기 시작했다. 특히 한복이 예쁘다보니 더 좋아하는 것 같다”며 가르치는 매 순간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김수린(12세)양은 “한국학교를 다닌지 6년 됐다. 미국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울 수 있어 늘 재밌다. 특히 한국무용은 한국학교에서 처음 배웠는데 계속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10년간 봉사하고 있는 박건희 유치부 선생님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나는 한국사람인가 미국사람인가에 대해 많은 혼란을 겪는 모습을 본다. 어릴 때부터 한국말을 배운 아이들은 자신이 한국말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자랑스러워한다”면서 어려서부터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본업이 유치원 교사인 그는 “한국말을 못하는 부모들도 새로운 경험과 교육을 목적으로 자녀들을 보낸다. 후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 자체가 귀하다보니 앞으로도 계속 가르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5살 때부터 다니고 있다는 앨리슨 김(10세)양은 “한국학교가 재밌고, 참 좋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말이 더 편하고, 친구들과 선생님과 공부하는 것도 재밌다. 훗날 한국어와 영어를 잘하는 의사가 될 것”이라며 유창한 한국말로 당차게 말했다.

김경애 교장은 “한인 2~3세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결국은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한국어와 문화의 중요성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것은 내가 누구인가를 아는 것 이상으로 삶에 자신감을 주는 등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두뇌의 언어기능을 교육을 통해 개발하면 지능발달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한국학교를 통해 민족의 얼과 문화를 배워 정체성을 확립시키는데 부모님들의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고 덧붙였다.<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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