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6-2016] “경찰은 당신을 돕기 위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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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스트 팍  25년 베테랑 한인 이영 경찰관

한국일보 손민지 기자 7시간의 동승취재기 ①

 

지나다니는 순찰차를 보면서 한번쯤은 과연 경찰은 순찰차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 궁금증이 든 적이 있을 것이다. 도넛과 커피를 친구 삼아 무료하게 앉아 있는지, 아니면 긴박한 추격전을 벌이는지. 이에 본보는 경찰의 하루, 그 중에서도 한인 경찰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는지 동승 (ride along)취재했다. 포레스트팍 빌리지 경찰서의 25년 경력 베테랑 이영 경관이 취재를 도왔다. 오늘과 내일 2차례에 나눠 싣는다.<편집자주>

 

00officers이영(우측 두 번째) 경관과 그의 동료 경관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눈보라가 치다가 갑자기 화창해지고 다시 눈보라가 치는, 마치 봄과 겨울이 치열하게 싸우는 것 같았던 날씨롤 보인 지난 2일, 시카고 남서쪽에 위치한 포레스트 팍(Forest Park) 빌리지 경찰서의 이영 경관이 모는 순찰차에 동승했다. 그 하루의 리포트다.

■당신의 신고는 이렇게 이뤄집니다

순찰차에 타기 앞서 경찰서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맨 처음 방문한 곳은 신고중앙관리센터(Communication Dispatch Center)다. 이곳은 신고를 접수하고 이에 따라 현장에서 가까운 곳을 순찰하는 경관을 호출, 상황에 즉각 대처하도록  조치한다. 오코너 담당자는 “소방당국 및 경찰의 신고를 받는 곳으로 하루 평균 20여건의 신고전화가 들어온다”고 전했다. 또한 3교대로 이뤄지는 순찰팀이 교대를 바꿀 때 서로 있었던 일을 함께 보고하는 순찰보고실(Roll Call Room), 증거를 채집하는 증거채집실, 인터뷰룸, 총기보관함 등을 둘러보았다. 범죄 용의자를 임시 구금하는 구치소는 기자의 출입이 통제됐다. 이 경관은 자신이  전날 검거한 난폭운전 및 마약소지 용의자가 수감되어 있다고 귀띔했다.

이 경관의 설명에 따르면 포레스트팍 타운 경찰서에는 총 44명의 경관이 있다. 포레스트팍은 시카고시 서쪽과 다소 치안이 좋지 않은 메이우드시 사이에 위치한다. 고속도로 290번이 지나는 곳이어서 시카고 서쪽에서 마약을 구입한 중독자들이 주유소, 마트 등에 멈춰 마약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들이 집중단속 대상이다. 하지만 포레스트팍은 오크팍, 리버포레스트 등 비교적 안전한 시와도 인접해 있어 걱정할 수준의 치안은 아니다. 또한 1교대에 적어도 5명의 경찰관이 움직이며 일반적으로 8명의 경찰관이 1교대를 맡고 있다.

■계속되는 순찰

이 경관은 웨스트 서버브 살인전담팀(West Suburb Area Homicide Task Force)소속 경찰관이다. 그의 순찰차는 외양면에서 경찰차량으로 보이지 않는다. 순찰차 표시가 없는 2013년형 빨간색 풀사이즈 SUV인 쉐볼레 타호다. 그 또한 제복을 입지 않은 사복 경찰관으로 거리를 나선다.

단순한 SUV처럼 보이지만 안에 들어가면 차량 좌석 중앙에 위치한 무선인터넷이 설치된 노트북 데이터수신단말기(Mobile Data Terminal)가 있어 이를 통해 차량 번호 및 운전면허 조회 등을 할 수 있다. 또한 뒷좌석 아래에는 223구경의 라이플 AR-15이 자리잡았다. 그의 방탄조끼에는 45구경 권총, 테이저건, 무전기, 나이프, 방사선 측정기, 수갑, 방사선검출기 등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00tahoe자신의 순찰차로 향하는 이 경관.

본격적으로 순찰에 나선 오후4시부터 오후11시, 약 7시간 동안 이 경관은 쉼 없이 순찰과 서류작업을 반복했다. 그가 이 날 받은 신고는 총 4건. 그는 “날씨가 추울수록 범죄자들이 거리를 나오지 않는다. 날이 따뜻해질수록 신고 수는 더 많아진다. 오늘(2일)은 계속되는 눈보라와 낮은 기온으로 거리가 비교적 한산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산하다고 해서 느슨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순찰 내내 시 경계, 육군예비군훈련소 등을 끊임없이 순찰하며 마을의 안전을 지켰다. <내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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