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의 글] 시카고 한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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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구/본보 발행인

시카고 한인사회는 왜 점점 축소되어 가는가? 희망도 없고 앞으로의 전망도 보이지 않는 도시가 되어가는 것인가? 이런 것들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생긴 것들인가? 요즘에 부쩍 생겨나는 질문들이다.

로스앤젤레스, 뉴욕, 애틀랜다 등의 도시와 시카고를 비교해 보면서 시카고에 없는 것들을 우선 나열해 보겠다. 한인자본의 은행, 유명 브랜드 호텔, 한인업소가 넘치는 대형샤핑몰 등이다.

주인이 도대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식당들이 타주의 자본으로 오픈되어도 관심을 갖는 시카고의 한인들은 없어 보인다. 연말에 한인단체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뱅큇 하나 번듯한 것이 없어도, 시카고 한인 경제가 타주 사람이나 한국에서 온 사람들 중심으로 돌아가도 무관심이다. 타도시의 경제인들이 시카고에 와서 잔돈푼을 모두 긁어가도 무관심이다.

이런 무관심의 연속적인 생활이 만들어 준 것은 35대한인회장의 선거에서도 볼 수 있다. 34대 한인회는 여러 단체들을 아우르며 지난 2년간 한인사회를 이끌어 왔는데 새 회장을  뽑지 못하고 지원자가 하나도 없는 한인회를 두고 떠났다. 회장이 보여준 잘못된 리더십이 한인회를 이런 모양으로 만든 것은 아닌지? 장기판의 졸을 무시하다가 패배한 장기판을 마무리 짓는 것 같다.

이번 제35대 한인회장 선거에 후보자가 없어서 역대 한인회장들이 모여서 박해달 전직 회장을 임시 한인회장으로 선출,  당분간 한인회를 이끌어 나가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는 노구의 역대 한인회 수장들이 한인회의 앞날을 걱정하고 한인사회의 가야할 좌표를 새로 찍기위한 미팅이었다고 본다. 시카고 한국일보의 50년 역사와 함께 하는 박해달 전직 한인회장의 시카고 한인회 사랑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지금은 젊은 한인 1.5세와 2세들을 격려하고 칭찬해 주고 한인사회의 앞날을 맡기는 작업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역대 회장 분들이 박해달 임시회장을 뽑았고 이를 또 흔쾌히 받아들인 박해달 전직 한인회장께 감사의 말씀과 더불어 감히 격려의 메세지를 전하고자 한다.

사랑과 희망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기쁨이 넘치듯 우리는 희망을 품고 결과에 즐거워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 수난기를 지나서 새로운 개혁의 모습이 보여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직책에 따르는 명예만 생각하기 보다는 서로 도와가며 격려해 주고 함께하는 한인회와 한인단체들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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