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고 속터지는 드라이브 스루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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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드라이브 스루 이용 고객이 급증하고 있지만 주문 처리 대기 시간이 늘어나고 주문 처리 정확도마저 떨어져 이에 대한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

코로나 사태이전 비해 1분 이상 지체
주문 처리 정확도 2%포인트 하락

인앤아웃버거 드라이브 스루를 자주 이용한다는 한인 L모씨는 “주문은 잘 받았는데 실제 봉투로 받은 내용물은 주문과 달라 당황한 적이 많았다”며 “기다리고 있는 뒤차를 생각해서 꼼꼼하게 확인도 할 수 없어 주문과 달라도 참고 먹을 수밖에 없다”고 씁쓸해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언택트(untact) 경제가 부상하면서 드라이브 스루 이용이 급증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고객 불만도 커지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 이용 고객이 크게 증가하면서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가 하면 주문 내용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매체 CNBC는 시장조사업체 ‘시레벨 HX’(SeeLevel HX)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들어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의 드라이브 스루 주문 처리 시간이 더 늘어났을 뿐 아니라 주문 처리의 정확성마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보도했다. 시레벨 HX에 따르면 드라이브 스루 주문 처리 시간은 지난해에 비해 25초가 더 늘어난 382초로 조사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거의 1분 이상 늘어난 것으로 그만큼 주문 처리 과정이 지연되어 고객이 기다리는 시간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문 대기 시간은 늘어난 반면에 주문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주문 처리 정확도는 떨어졌다.

주문 처리 정확도는 올해 85%로 지난해 87%에 비해 2%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시레벨 HX이 지난 7월부터 8월 초까지 전국 10 개 패스트푸드 체인점의 1,492개 매장을 대상으로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 현황을 조사해서 얻은 결과다.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가 부상하게 된 것은 코로나19 사태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경제 셧다운이 실시되자 식당의 실내 영업이 금지되면서부터 드라이브 스루가 유일한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의 서비스 수단이 되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에도 여전히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 선호도는 줄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NPD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한 고객 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나 증가했다.

드라이브 스루 이용 고객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비해 이를 처리할 직원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주문 처리 지연과 처리 정확도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요식업계 자체가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시간당 임금이 올해 2분기에 10%나 상승했음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메뉴가 늘어난 것도 지체 현상과 주문 처리 정확도가 하락하는 데 일조했다.

드라이브 스루 주문을 처리할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함께 메뉴 경쟁을 자제하는 업계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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