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도 한인 은행권 지난해 역대급 실적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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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순이익 두 배 급등 호프·한미 등 역대 최고
자산·예금·대출 모두 성장 금리 인상에 호실적 이어질듯

한인 은행권이 팬데믹 2년 차인 지난해 예금과 대출이 모두 호조를 보이면서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이 곧 시작되는 만큼 한인 은행권의 호실적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미 서부지역에서 영업하는 10개 한인은행들의 2021년 4분기 및 지난해 전체 실적 자료에 따르면 총 분기별 순익 규모는 1억3,312만달러로 전년 동기인 2020년 4분기의 6,678만달러에 비해 거의 두 배(99.4%) 급증했다. 이는 지난 2분기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분기별 순익이 1억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도표 참조>

10개 한인은행 모두 4분기 순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IC 제일 은행의 4분기 순익이 224.45% 급증한 것을 비롯, US 메트로 은행(217.8%), 한미은행(133.0%), 우리 아메리카(127.4%), CBB 은행(115.7%) 등 5개 은행의 순익이 두 배 이상 늘었다.10개 한인은행들의 지난해 전체 순익 규모는 4억6,565만달러에 달해 2020년의 2억2,051만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111.2%) 급등했다. 연도별 순익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규모다.

한인 은행권의 이와 같은 순익 증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받은 업체들에 대한 적극적인 융자조정과 대출만기 연장조치를 취한 덕분이다.
결과적으로 은행들은 대규모 부실대출을 방지할 수 있었고 이는 대손충당금 비용 감소와 환입으로 이어지면서 수익성 개선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부실대출 등 손실을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대손충당금은 순익을 깎아먹는 대표적인 요소이다.

특히 SBA 대출의 경우 원금과 이자를 연방 중소기업청(SBA)으로부터 미리 받아 수익에 반영한 점도 순익 증가의 주요 요소로 작용했다.

은행 수익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예금과 대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총 자산 규모도 증가했다.

4분기 현재 10개 한인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376억8,761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했다. 선두 한인은행인 뱅크 오브 호프는 178억8,906만달러를 기록해 전년(171억666만달러) 대비 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산 규모가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CBB 은행(31.5%)이었고 상장은행 중에서는 오픈뱅크의 성장세가 26.3%로 가장 높았다.

뱅크 오브 호프와 한미은행은 각각 자산 180억달러와 70억달러 돌파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퍼시픽 시티 뱅크는 자산규모가 21억달러를 넘었다. CBB 은행과 오픈뱅크도 각각 자산규모 18억달러와 17억달러를 넘어섰다. US 메트로 은행은 자산 10억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한인은행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예금고의 경우 10개 한인은행들의 총 예금고가 309억5,334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하며 자산과 예금, 대출 3개 부문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10개 한인은행들의 총 대출 규모는 289억8,651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4% 늘었다. 대출의 경우 4분기에도 PPP 대신 SBA와 함께 기업·금융 대출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월가는 올해 1분기에도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에 힘입어 한인 은행들이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선두은행인 뱅크 오브 호프에 대한 월가의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는 주당 순이익(EPS) 기준 0.39달러다. 이는 지난해 4분기(0.43 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전년 동기(0.31 달러)와 비교하면 25.8% 상승한 수치다. 다만 한인 은행권이 예금고 경쟁과 제로 금리에 따른 이자 수입 압박, 지속적인 대출 수요 확보 경쟁, 인건비를 비롯한 비용 증대 등 변화하는 경영 환경을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은행별로 실적과 순익에서 희비는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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