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12일째···3차 평화회담 중에도 교전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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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벨라루스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단이 만나 회담하고 있다. [로이터]

8일 인도주의 통로 가동 합의, 북부·남부 전선 교전 이어져
이르핀 주민들 필사의 탈출, 유엔 민간인 406명 사망 집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2일째인 7일 양국은 세 번째 평화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치열한 교전을 이어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날 3차 협상에서 민간인의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 개설에 재합의했지만, 근본적인 입장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이날 양측이 유일하게 합의한 내용은 8일 인도주의 통로를 통해 민간인을 대피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측은 앞선 2차 회담에서도 민간인 대피에 합의했으나, 지난 5·6일 격전지인 마리우폴과 볼노바하 주민들은 휴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탈출에 실패했다. 양측 대표단은 협상을 계속한다는 데는 동의했으나, 입장차가 상당해 최종 합의를 이루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양측 대표단은 협상을 계속한다는 데는 동의했으나, 입장차가 상당해 최종 합의를 이루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양국의 대통령실 보좌관과 고문을 단장으로 하는 평화 협상과는 별개로 터키의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간 회담도 성사됐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오는 10일 터키 남부 안탈리아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3자 회담 형식으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외교적 접촉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전선에서는 총성이 멈추지 않았다.

북부와 동북부 전선에서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와 제2의 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를 비롯해 체르니히우, 코노토프, 수미 등 주요 전략 요충지를 향한 러시아의 공세가 이날도 이어졌다.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주요 도시에 대한 포격을 늘리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러한 공격이 민간 목표물과 인프라, 주거 지역을 타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부 전선의 우크라이나군은 현재까지 주요 도시를 성공적으로 방어하고 있으나, 러시아군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러시아군이 키이우 공격을 위해 키이우 서북부 방면에 병력을 집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총공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키이우 외곽 도시인 이르핀 주민 2,000명이 탈출에 성공했다. 이르핀 행정당국은 주민들이 비공식적인 인도주의 통로를 통해 대피했으며, 우크라이나군과 경찰이 피란민의 안전을 보장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지속하는 가운데 미군 병력 500명이 추가로 유럽에 배치된다. 기존 주둔 병력을 포함해 현재 유럽에 배치된 미군은 10만 명에 달한다고 미군 당국이 밝혔다.

7일 CNN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미군 병력 500명과 전투 자산의 유럽 추가 배치를 명령했다고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이번에 추가 전개될 미군 자산에는 KC-135 공중급유기를 그리스에 배치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딩국은 공중급유기 몇 대가 배치될지, 미국 어느 지역에서 파견될지 등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아울러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항공지원작전센터가 배치된다. 독일엔 정비중대 등이 파견되는데, 이 중대들은 이미 독일에 배치된 제1 기갑여단 전투부대와 제3보병사단에 추가 군수 지원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추가 배치로 인해 미군은 기존 주둔 병력은 물론 순환 병력까지 약 10만 명을 유럽에 배치하게 된다고 당국은 언급했다.

한편, 유엔 인권사무소는 7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숨진 민간인 수가 4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인권사무소는 개전 일인 지난달 24일 오전 4시부터 이날 0시까지 민간인 사망자는 406명, 부상자는 801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어린이 사망자는 27명에 달했다. 인권사무소는 최근 교전이 치열해진 지역에서 사상자 보고가 지연되고 있다며 실제 숫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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