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추가 제재···유럽간 바이든 압박 카드 총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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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가운데)이 24일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 등과 입장하고 있다. [로이터]

바이든, 나토·G7·EU 정상회의 잇따라 참석
미 USTR, 352개 중국산 제품 관세 예외 적용
러 핵무기 사용 가능성 경고···‘전쟁범죄’ 성명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 갈라치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유럽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주요 7개국(G7),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한 달째 되는 날 국제사회의 반(反)러시아 세력을 규합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 추가 제재와 동유럽 군사력 증강 배치 등 압박 카드를 논의했다.

동시에 미국은 2018년부터 이어온 중국산 제품 관세 부과 조치를 대부분 해제하는 등 중국에 화해 메시지를 던졌다. 중국의 러시아 군사 지원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는 의도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352개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 부과 예외 조치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USTR는 중국산 수산물을 비롯해 화학 제품, 섬유, 전자 및 소비재 등이 관세 혜택 대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200여 개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적용하며 미중 무역전쟁을 촉발한 지 4년 만의 완화 결정이다.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20년 미중 협의로 549개의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은 관세 예외 적용을 했고, 이번에 다시 이 가운데 352개가 풀린 것이다.

미국의 관세 완화 카드는 러시아와의 싸움에 집중하기 위해 중국과는 타협책을 찾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경기부양책에 따른 물가 상승, 잇따른 공급난 병목현상 등에 대응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중국산 제품 관세 철폐로 미국 내 소비자물가 하락도 노렸다는 분석이다.

반면 미국은 러시아에 대해선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미 CNN은 미 국방부가 바이든 대통령 유럽 순방에 맞춰 동유럽 내 미군 증강 방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상시배치나 순환배치 형태로 더 많은 미군을 배치한 뒤 대규모 야전훈련을 자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나토 역시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등 4개국에 4개 전투단 추가 배치를 승인할 계획이다.

또 유럽에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추가 공급하는 방안도 25일 발표될 것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에 의존해온 유럽에 다른 공급망을 제시하면서 러시아 에너지산업에 타격을 가하겠다는 의도다. 러시아 가스는 유럽 전체 공급 물량의 4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과 나토 정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생화학무기 사용 시 대응책 논의에도 집중했다. 러시아가 핵공격에 나설 경우 미군의 전면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미국과 서방이 설정한 ‘레드라인(금지선)’을 러시아가 넘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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