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민간인 보호 안하면 정책 전환”…이스라엘에 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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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타냐후와 통화서 “美 가자정책, 이스라엘의 민간인 보호 평가 후 결정”
▶ ‘일방 지지’서 정책 전환 가능성 개전 후 첫 시사…휴전 필요성도 강조

조 바이든 대통령이 4일 이스라엘-하마스간 전쟁 과정에서 민간인 보호 등을 위한 즉각적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을 적극 지지해온 미국의 대(對)이스라엘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시민을 포함한 7명의 구호단체 직원 사망으로 연결된 이스라엘군의 지난 1일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차량 오폭 사건을 계기로 미국이 사실상 이스라엘에 ‘최후통첩’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존 커비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이날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구호단체 직원 7명의 사망으로 연결된 지난 1일 이스라엘의 오폭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민간인 피해와 인도적 고통, 구호 활동가들의 안전을 해결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일련의 조치들을 발표하고 실행할 필요를 강조했다고 커비 보좌관은 소개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이들 조치와 관련한 이스라엘의 즉각적인 행동에 대한 평가로 결정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고 커비 보좌관은 전했다.

커비 보좌관은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이스라엘 측의 몇 가지 실질적인 변화”라면서 “향후 몇시간, 수일 내에” 가자로 향하는 인도주의적 지원의 극적 증가, 민간인들과 국제 구호단체들에 대한 폭력 감소 등 즉각적 조치들을 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커비 보좌관은 “대통령은 WCK 호송 차량과 구호단체 직원들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확실히 흔들렸다”면서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자신의 우려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때라고 강하게 느꼈다”고 소개했다.

커비 보좌관은 이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최후통첩’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통령은 일이 진행되는 방향에 대한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며 “우리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는지에 따라, 우리 자신의 정책 접근법을 재고할 용의가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즉각적인 휴전(cease fire)이 인도주의적 상황을 안정시키고 개선하는 한편 무고한 가자 주민들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임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WCK 차량 오폭에 대한 “격분”과 “비통”을 표한 데 이어, 개전 이후 하마스를 축출할 이스라엘의 권리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해온 현재의 정책에 변화를 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6개월간 진행되고 있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세 속에 현지 민간인들의 대규모 희생에 더해 미국인이 포함된 국제 구호단체 직원들까지 희생되자 미국도 더 이상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및 지원 일변도 기조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유엔 안보리의 가자 전쟁 휴전 촉구 결의안 표결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이스라엘과의 마찰을 감수해가며 기권을 택해 결의가 통과되도록 하는 등 미묘한 기류 변화를 보이긴 했다.

그러나 1일 WCK 차량 오폭 사건 직전까지만 해도 이스라엘에 대한 폭탄 등 무기 지원은 계속 진행해왔다.

미국이 대이스라엘 정책을 전환할 경우 거기에는 일시적 무기 공급 중단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아울러 정책 전환 검토에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지층 내부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반발심이 표출되고 있는 상황도 중요하게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자지구내 인질 석방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위해 협상팀에 힘을 실어줄 것을 촉구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이스라엘과 이스라엘 국민에 대한 이란의 공개적 위협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의 보복위협에 직면한 이스라엘을 미국이 강하게 지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