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 가리켜 “지배 집착하는 폭군”… “우크라에서 물러서지 않아”
조 바이든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콜빌쉬르메르 미군 묘지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80년 전 미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같은 목적을 위해 싸웠다. 이곳에서 희생된 이들은 죽을 걸 알고도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다”며 오늘날 서구 민주주의가 직면한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80년 전 영웅들이 맞서 싸운 어둠의 세력을 알고 있고 그들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며 “침략과 탐욕, 지배하고 통제하려는 욕망, 무력으로 국경을 바꾸려는 욕망은 영원하다”고 비판했다.
또 우크라이나를 언급하며 “지배에 집착하는 폭군에 의해 침략당했다”고 말했다.
‘폭군’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인은 비범하고 용감하게 싸우고 있다”며 “반면 러시아에서는 이번 전쟁으로 35만 명의 군인이 죽거나 다쳤고 러시아에서 미래를 그릴 수 없는 100만명이 러시아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민주주의 진영이 단결돼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단결됐으며 침략에 맞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 더욱 준비돼 있다”며 “미국과 나토, 그리고 50개 이상의 국가로 구성된 동맹국은 우크라이나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고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물러선다면 우크라이나는 정복당할 것이고 거기서 끝나지 않고 유럽 전체가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들을 하나로 모으는 미국의 독특한 능력은 부인할 수 없는 미국 힘의 원천”이라며 “고립주의는 80년 전에도 답이 아니었고 오늘날에도 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우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한 시대에 살고 있다”며 “역사가 말해주듯 자유는 공짜가 아니고 민주주의는 그냥 주어지지 않는 만큼 모든 세대가 이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11월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도 나온다.
그는 이번 대선의 의미를 민주주의 수호로 규정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자의 피가 미국을 오염시킨다”라고 말한 점 등을 들어 나치 독일의 제3제국을 연상시키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그를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아돌프 히틀러와 비교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치 독일에 승전했던 2차 세계대전의 상징적 전장인 노르망디에서 민주주의 수호를 역설함으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선 경쟁을 ‘오버랩’하는 효과를 노렸을 수 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도 국제 사회에서 미국을 고립시키는 방식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