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원의 正言直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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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지요?!”

본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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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랬다 조랬다’‘우왕좌왕’‘갈팡질팡’‘막가파’… 최근 광복절 70주년 기념행사를 두고 32대 한인회가 벌이는 행보를 보면 이런 단어들이 생각난다.

‘한인회의 광복절 기념식 및 영화 시사회 특별후원’이란 중앙일보 기사로 촉발된 이번 사건(?)은 이후 ‘본보를 비롯한 여러 언론사들의 집단항의→한인회 관계자들의 사실과 다르다는 변명에 이은 사전협의 없는 대다수 언론사 후원이 포함된 공문→언론사들의 더욱 거센 항의→모든 언론사를 후원에서 뺀다는 또다른 한인회의 공문→한인회 관계자들의 장소를 변경할 예정이라는 발언→일부 언론사만 참석한 기자간담회 개최후 기존대로 강행한다는 한인회의 입장표명’으로 요약된다.

왔다리 갔다리하던 한인회가 당초대로 극장에서 기념식과 영화상영을 같이하기로 굳힌 것은 32대 한인회장이 한국에서 돌아온 직후다. 즉, 한인회장이 강행을 최종 정리했다는 의미다. 나는 한인회 관계자들의 장소변경 약속을 순진하게(?) 믿고 ‘한인회가 뒤늦게나마 영화상영이 주(主)가 된 광복절기념식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다시 제대로 가는구나’하고 지난번 칼럼에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썼었다. 웬걸 믿는 도끼에 발등을 ‘콱’찍혔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말을 실감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본보는 처음부터 영화상영은 누구의 후원을 받아 진행해도 무관하나 광복절기념식을 영화상영을 위해 극장에서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니 기념식은 다른 장소에서 별도로 해야한다고 지적해왔다. 그런데 장소를 변경하겠다던 약속은 간데 없고 여전히 기념식을 1부에서, 2부에선 영화상영을 중앙일보의 특별후원으로 한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하긴 중앙일보는 지난 선거에서 한인들에게 ‘△△일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특정 후보를 너무 노골적으로 지지했다는 이유에서다.(적어도 한국일보는 이런 비아냥을 듣지는 않았다)

더욱 가관인 것은 한인회는 최근 언론사에 보내온 입장표명의 글에서 ‘기념식에서 축사읽고, 봉사장 전달하고 광복절 기념 노래 부르고 이렇게 천편일률적인 행사는 이제 지양해야 한다. 한인회는 개혁하겠다. 한인사회발전을 위해 기존의 틀을 깨겠다’고 적었다. ‘지양’(止揚)의 뜻은 ‘더 높은 단계로 오르기 위하여 어떤 것을 하지 않음’이다. 따라서 이런 진행순서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게 말이 되는가? 한인회측은 과연 ‘지양’이란 말뜻을 알고 썼는지 참으로 한심스럽다. 광복절 등 우리 모국의 큰 경축일 기념식때는 한국 대통령의 축사를 관할 총영사가 대독하는 것이 관례인데 이를 안하겠다면 이런 불경(不敬)스런 일이 또 있을까? 이런 얘기를 몇몇 원로들에게 전했더니 다들 펄펄 뛰셨다. 원칙을 무시하는 변화나 개혁은 ‘망발’이요 ‘무지’라고 이구동성으로 성토했다. 또한 본보에는 요즘 이런 한인회의 행태를 비난하는 독자들의 제보와 기고문이 쇄도하고 있다. 한인사회의 여론이 이런데도 한인회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입장만을 이해해달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밀어붙이고 있다. 과연 이것이 동포들과 함께 가기를 원하는 새 한인회인가?

문득, 지금은 유명을 달리한 한국의 전직 대통령이 지난 2003년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에서 일부가 도를 넘는 발언을 하자 던졌다는 유명한 말이 생각난다.

“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지요?!” #@$%&…

(사족: 기왕 막가는 판이니 앞으로 열릴 회장 취임식도 중앙일보 ‘턱별’후원으로 치르면 어떤가? 사상 최초로…)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