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사령부 다시 창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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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독립된 우주군 창설도 추진···의회 승인 대기중

미국은 지난 2002년 폐지한 우주사령부를 다시 창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백악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우주사령부 창설을 선포하는 행사를 개최했다.<사진/AP>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탈퇴해 군비 확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우주 분야에서도 패권을 쥐기 위한 경쟁이 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미국의 우위를 지켜내기 위해 우주 사령부를 창설했다”며 “오늘은 획기적인 날이다. 미국의 국가안보와 국방에서 우주의 중심성을 인식하는 날”이라고 평가했다. 또 “우주사령부는 우주에서 미국의 우위가 의심받거나 위협받을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주사령부는 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1985년 미사일 방어와 감시 노력을 통합하기 위해 공군에 의해 처음 창설됐다. 그러나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자 테러와의 전쟁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우주사령부는 2002년 통합전략사령부로 합쳐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 공군이 맡고 있던 우주 관련 임무를 떼어낸 뒤 독립된 조직을 설치해 우주에서의 군사·정보 노력을 총괄하도록 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은 국방비 지출의 중복 우려 등에 따라 우주사령부 창설을 주저했지만, 지난달 취임한 에스퍼 장관은 우주군과 우주사령부 창설을 강하게 지지했다. 국방부 산하에 설치된 우주사령부는 우주에서 국가안보 작전을 통합하고 지휘하는 임무를 맡으며, 민간인뿐만 아니라 병력까지 포함한 조직으로 탄생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우주사령부가 우주에서의 우위를 확실히 하기 위해 설립됐다고 강조했다. 또 통신, 정보, 항법, 조기 미사일 탐지 및 경보 등 뛰어난 우주능력을 운용해 전투력을 제공하는 등 미국의 우주전쟁 구조를 향상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를 대표하는 것이라고도 평가했다.

백악관은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군대를 갖고 있지만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적들이 우리의 우주 영역 접근을 거부함으로써 우리의 경쟁 우위를 넘어설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AP는 우주사령부 창설이 군사용이든 상업용이든 중국과 러시아가 보유한 대인공위성 무기의 교란에 취약할 수 있는 미국 인공위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주사령부 수준을 넘어 별도의 독립적 군인 우주군 창설을 줄곧 주장해 왔지만 아직 이 단계까진 이르지 못했다.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해안경비대 등 5군에 이어 6번째 군대를 창설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의회는 연방상원과 하원 일부 의원들의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우주군 창설을 승인하는 쪽으로 서서히 움직여 왔으며 8월 휴회가 끝나면 본격적인 타협이 시작될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조셉 던퍼드 합참의장은 “통합전투사령부로서 우주사령부는 추가 군대로서 독립된 우주군 창설을 향한 결정적 단계”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주군 창설 주장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며 우주 분야에서 미국의 우위를 지키려는 작업이기도 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은 2045년까지 우주 기술과 개발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부상한다는 야심 찬 목표에 따른 우주개발 로드맵 보고서를 마련하고 태양계 행성 탐사용 우주기술과 핵추진 우주왕복선 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우주 공간에 기반을 둔 미국의 새 미사일 방어전략에 맞설 대응 계획 마련을 지시하는 등 미국의 움직임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펜스 부통령은 중국이 공격적으로 우주를 무기화하고 있고 러시아가 미국의 우주 역량에 맞서 위험한 신무기와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근거로 들며 우주군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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