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을향기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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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선 목사

반년이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의 확산으로 지구촌은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는 현실에서 조국은 설상가상으로 긴 장마로 인한 엄청난 수해와 태풍으로 많은 것을 잃고 특히 농부들은 한해의 꿈이 송두리째 사라져버린 허탈에 빠져있어 매우 안타깝다.

이런 와중에서 우리 모두는 질병과의 사투에서 계절을 잃어버린 채 언제 봄이 오고 여름이 갔는지조차 감감하기만 하다. 캘린더를 보니 22일이 추분이요, 곧 이어 추석이 다가오는데 예년 같으면 9월이야 말로 들판에는 오곡이 익어 풍요의 향기가 만발하고, 과원에는 잘 익은 가을 열매들의 성숙의 향기가 싱그러울 때인데 집안에 갇혀 있는 처지이기에 가을 향기가 더욱 그리워진다.

사람들은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이 없을 때 더 찾게 되고 아쉬워하게 된다. 이런 현상은 물질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인격과 신뢰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필자는 얼마 전 유투브(YouTube)에서 사회적인 공인이 상식 밖의 저속어와 욕설을 쓰는 것을 보면서 그의 인격이 의심스러워 채널을 돌려버린 적이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당연히 향기를 풍겨야할 인성과 인격이 살아지고 오히려 악취를 풍긴다면 이는 인간의 도덕성과 윤리성이 무너지고 막장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만일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포기하고 정권의  노예가 된다면 나라는 망하고, 만일 기업인이 이윤 추구만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모리배(謀利輩)로 전락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종교인들이 사회적 비판의 중심에 서있는 경우를 자주 본다. 여기에서 우리 종교인들의 깊은 자성이 필요하며, 나가 시대적 사명을 바로 일깨워야 할 때라고 본다.

바울은 크리스천을 향하여 고린도교회에 보내는 두 번째 서신에서 “우리는 구원 얻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생명에 이르는 냄새라”(고후2:15-16)고 선언했다.

이 말씀에서 우리는 이 시대가 기독인들에게 요구하는 향기는 ‘그리스도의 향기’이며, 사망에 이르게 하는 죽음의 냄새가 아니라 절망에서 희망을 만들어 내고, 사망의 권세를 이겨내는 승리를 만드는 생명의 냄새요 믿음의 향기임을 알아야 한다.

계절의 향기가 그리워지는 9월을 살면서 절망의 늪에 빠지지 않고 우리들의 믿음의 몸가짐으로 보다 긍정적인 생명의 냄새를 품겨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는 참 믿는 사람으로 살아가야할 것이다.   (mymilal@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