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와 재정설계] 후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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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송

재정전문가/시카고

 

패색이 짙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부부가 그래도 시카고 컵스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이유가 있었다. 총 7차전의 결승경기에서 먼저3패를 했어도, 나머지 후반에 내리 4승을 해 최종 우승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저 유명한 명문 프로야구 구단 중 하나인 보스톤 레드삭스도 2004년도 지구별 결승전에서 숙적 뉴욕 양키즈에 3번을 내리 져서 탈락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러나 그 후 4경기에 기적과 같이 모두 이겨 최종 결승전에 나갈 수 있었으며, 그 후 당해 년도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반전의 기회가 안타깝게도 이번에 컵스에게는 주어지지 않았다.

사람들이 후반전에 열광하는 이유는 대역전 드라마가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스포츠경기에서 그러하다. 전반전에 실컷 두드려 맞다가 후반전에 승기를 잡아 원펀치에 상대를 넉아웃 시켜버릴 수도 있다. 저 유명한 히딩크 감독이 한국축구팀을 맡았던 초기에, 상대팀에게 5:0으로 저 버려 “오대영감독” 이란 별명을 얻었었다. 그 감독의 지도력으로 2002년에 한국축구는 세계4강에까지 오르는 잊을 수 없는 감동을 경험하기도 했다.

우리네 인생도 비슷하다. 모든 사람들은, 본인의 나이와 상관없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보다 앞으로 살아갈 삶이 훨씬 나아지기를 희망한다. 켄터키프라이드 치킨의 창업자인 할랜 데이빗 샌더스가 바로 역전 인생의 멋진 후반부를 살았던 대표적인 사람이다. 40세 때 그는 닭고기 사업을 시작했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망해 버렸다. 알려진 바와 같이 그는 1008번이나 사업자들에게 거절을 당했었다. 그러던 그가 65세의 나이에 또다시 새로운 영감을 얻어 획기적인 레시피를 가지고 시작한 것이 바로 지금의 켄터키프라이드 치킨이다. 남들이 다 은퇴한다는 65세에 말이다! 그야말로 9회말 투아웃에 대역전 만루홈런을 친 셈이다.

그런데 이 역전 후반전의 영광은 어쩌다 얻어지는 로또가 아니다. 알라딘의 마술램프도 아니며 행운을 가져다 주는 파랑새도 아니다. 실패하여 처참하게 무너져버린 전반부의 삶에 대한 처절한 반성과 고뇌의 결과물이다. 다시는 그런 파국을 맞지 않으리라는 각오와 산산조각 난 꿈을 다시금 살려보리라는 눈물겨운 투쟁에 대한 보상인 것이다.

누구나 역전하는 인생의 찬란한 후반전을 맞이할 수 있다. 한가지 조건 하에서 말이다. 전반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전략과 전술! 그것이 있다면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 남들이 하던 방식을 버리고, 나 만의 성공방식을 찾아야 한다. 무계획 속에 되는대로, 그저 운에 맞긴 채 일을 추진해 오던 게으름을 버려야 한다. 특히나 한인이민자들에게 취약한 재정설계에 대한 오해와 무지를 떨쳐버리고,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조언 속에 후반전의 삶에 대한 재정설계를 시작해야 한다.

적절하고 실제적인 재정계획 없이는 미래에 원하는 재정적 자유를 결코 맞이할 수 없다. 재정설계는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더군다나 누군가에게 속아 돈을 빼앗기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곧 맞이하게 될 미래를 자신 있고 여유롭게 살기 위해, 어떻게 현재의 삶을 재정적으로 조절할 것이냐에 대한 문제이다. 또한 미래에 있을 지도 모르는 예기치 않은 부정적 상황을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플랜 B를 마련하는 일인 것이다.

재정설계를 위한 상담을 하다 보면 클라이언트 들이 각자의 재정적 상황에 맞는 솔루션을 구하게 된다. 놀랍게도, 우리가 사는 이 미국이라는 사회 안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찾고자 하는 재정플랜들이 거의 완벽하게 마련되어 있다. 결국 문제는, 수많은 좋은 재정플랜 중에 나의 상황에 맞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것이다.

우리는 수명이 점점 늘어가는 백세시대를 살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서 서구 대부분의 나라에서 노인층의 빈곤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도 다방면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 각자도 조금이라도 젊을 때, 아직 경제생활을 하고 있을 때, 현명하게 미래를 위해 설계하는 일에 게으르거나 무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