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안정” vs “선거용 표심 얻기 쇼”… 시카고시 50만 달러 재산세 구제안 ‘갑론을박’
시카고시가 체납 재산세로 주택 압류 위기에 처한 저소득층 주민을 돕겠다며 50만 달러 규모의 ‘재산세 부채 감면 시범 프로그램(Property Tax Debt Relief Pilot Program)’을 발표했으나, 정책의 실효성과 시기를 둘러싼 ‘선심성 행정’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번 정책은 2023년 및 2024년 과세 연도의 재산세를 내지 못해 주택 매각 위험에 노출된 가구에 가구당 최대 5,000달러를 직접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주요 대상지는 잉글우드, 사우스 쇼어, 로어 웨스트 사이드 등 세 지역이다. 시 당국은 재원의 대부분을 시카고로 이주민을 무단 수송한 텍사스주 기반 버스 회사들과의 소송을 통해 확보한 합의금 및 판결금(약 44만 2,000달러)으로 충당했다고 밝혀 명분을 더했다.
그러나 시의회 일부와 정책 비판론자들의 시선은 차갑다. 브랜든 존슨 시장이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시정 실패 비판을 돌리고 표심을 사기 위한 정치적 퍼포먼스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가장 큰 지적은 지원 규모의 ‘명확한 한계’다. 시 전체에 수만 가구가 재산세 체납과 주거 불안정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50만 달러의 예산은 가구당 5,000달러를 지급할 경우 수혜 대상이 고작 100가구 안팎에 불과하다. 레이몬드 로페즈 시의원 등은 “도시 전체의 근본적인 세금 부담 해결책은 내놓지 못한 채, 극소수 가구만을 대상으로 한 시범 사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생색내기용 정치 마케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정책의 이중성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존슨 행정부는 다른 한편으로 대규모 예산 부족을 메우기 위해 시 전체 차원의 재산세 인상과 기업·고용 관련 신규 세금 부과를 추진하며 시의회 및 시카고 상공회의소와 극심한 마찰을 겪고 있다. 시 전체 주민의 세금 부담은 가중시키면서 일부 지역에 소액의 구제금을 푸는 방식은 행정의 일관성을 잃었다는 비판이다.
반면, 잉글우드 등 해당 지역 시의원들과 주거 권리 옹호 단체들은 정책을 옹호하고 나섰다. 젠트리피케이션과 물가 상승으로 당장 집을 잃을 위험에 놓인 취약계층 가구에게는 5,000달러가 실질적인 생명줄이 될 수 있으며, 버스 회사 소송 합의금을 지역사회로 환원했다는 점에서도 명분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주거 불안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와 선거철 맞춤형 ‘선심성 행정’이라는 비판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100여 가구에 그치는 이번 시범 사업이 주민들의 실질적인 삶을 바꾸고 시장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김이현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 847.290.82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