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대목에 활기 띤 시장•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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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첫날인 2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설날 제수용품 등 명절 음식 준비를 위해 장을 보고 있다.

“어서 오세요. 언니야. 여기 와서 한번 보고 가요.”

주말이자 설 연휴 첫날인 2일, 서울 시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등은 가족·친지와 함께 나눌 명절 음식거리를 준비하려는 시민들로 붐비면서 본격적인 명절 분위기를 냈다. 한약재와 청과물 시장으로 유명한 동대문구 경동시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이미 발 디딜 틈 없이 손님들이 몰렸다. 교통경찰들은 이 시장에서 미아사거리로 향하는 도로변에서 분주하게 주차 안내를 하고 있었다. 경찰이 설 연휴를 포함한 12일간 재래시장 주변 길가에 주차를 허용하기로 하고, 특별 관리를 해 주고 있는 것이다. 상인들은 “어서 오세요”라며 친근하게 손님을 불러세우는가 하면 “오징어 두 마리 1만원에 드려요”라며 구체적으로 가격을 제시하는 등 명절 대목을 맞아 활기찬 모습으로 영업에 나섰다.

전통시장에서 흔히 보이는 정겨운 흥정도 여전했다. 싸전에서 한 상인은 “이 정도면 많이 빼 드렸잖아요”라고 버텼지만,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 손님은 “조금만 더 깎아줘 봐”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차례상에 오를 음식을 파는 가게들은 유난히 더 붐볐다. 나물 가게에서는 나물별로 점원이 1명씩 붙어 바삐 손을 움직였다. 밤 가게에서는 껍질 까는 기계가 쉼 없이 돌아갔다. 손님 응대하기조차 바쁜 이들에게 ‘맨입’으로 묻기가 면구스러워 5천원에 10알을 담아준다는 곶감을 사 들고 설 명절 경기를 물었다. 상인 최모씨는 “대목이지 않으냐”고 웃으며 “오늘만 같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말했다.

노원구의 한 시장에서 청과물 가게를 운영하는 유모(48)씨는 “경기가 안 좋고 대형마트도 많아져서 예전만큼 장사가 잘 되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평소보다는 시장을 찾는 사람도 많고 과일도 잘 팔리는 편”이라고 전했다. 시장 내 채소가게에서 나물과 상추, 대파 등을 구입한 김주애(60) 씨는 “집에서 가깝기도 하고, 마트보다 대체로 가격이 싸서 전통시장에 자주 온다”면서 “설 연휴에 오랜만에 아들과 손녀 얼굴을 볼 생각에 신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명절 분위기가 완연했다. 동대문구 한 마트에서는 참치나 가공 햄 등 통조림 상품을 비롯해 홍삼, 고급 버섯 등 선물용품을 성인 키 높이로 가지런히 쌓아 팔고 있었다. 정육 판매대에서는 큰 글씨로 ‘제수 용품’이라고 적어 붙였고, 반찬 판매대에서는 재래시장처럼 완자, 생선전, 녹두전 등을 직접 부쳐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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