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소통과 문화 4: 소통과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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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관 목사/다솜교회 담임

누군가가 말하기를 ‘관계의 정도와 카톡의 반응 속도는 정비례한다’고 쓴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가까운 사이 일수로 반응의 속도가 빠른 것이겠지요. 반면 반응이 느리게 온다면, 상대편은 내 글에 대하여 반응을 해야 할지 말지 또는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를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느낍니다. 때로는 나에게서 무슨 상처를 받았거나 아니면 나에 대하여 무관심한 것이라는 의심을 해 보게 됩니다. 이런 감정의 흐름을 알기에 사람들은 운전을 하는 중에도 위험을 무릎 쓰고 답장을 하려고 합니다. 소통에 있어서 반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리고 반응의 내용 만이 아니라 반응의 속도에서도 사람들은 많은 정보를 취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따뜻하고 친근하고 긍정적이며 진솔한 반응은 인간관계의 신뢰를 만듭니다. 반면 냉담하고, 비판적이며, 거친 반응은 상처를 만들고 관계의 단절을 야기합니다. 냉담하고, 거친 반응으로 사람들을 대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사람들이 머물기를 원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사람으로 환영 받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결코 이룰 수 없는 기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소통은 반응에 대한 반응’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효과적인 소통, 의미 있는 소통을 원한다면 의도적으로 섬세하고 따뜻하며 부드러운 반응을 준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번은 한국의 보그 VOGUE 지에서 ‘매력 상승의 비결! 리액션의 중요성’이라는 글을 낸 적이 있습니다. 보는 순간 기분을 업 시켜주고, 가족, 친구, 선후배, 지위 고하를 막론한 모든 인간 관계를 돈독하게 해주는 마법의 카드는 ‘리액션’이라는 것입니다. 보그지는 좋은 리액션으로 15가지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에 몇 가지만 소개해 보면, ‘만났을 때 뛸 듯이 반가워하기, 대박, 짱, 최고라는 표현은 다양하게 많이 하기, 선물 받았을 때 제대로 놀라기, 내 생각도 그렇다며 맞장구치기, 음식을 먹은 후 맛있다며 흥 폭발하기’ 등입니다.

정말 읽기만 해도 기대가 되는 반응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감정을 숨기고, 자신의 내면을 잘 드러내지 않으려는 문화를 가지고 있고, 속마음을 표현하기를 부끄러워합니다. 특히 전통적으로 모범이 되는 남성상은 과묵하고 진중하고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습니다. 쉽게 속마음을 드러내거나, 말 속에 감정이 섞이는 사람은 가볍거나 미성숙한 사람으로 폄하되었습니다.

너무 가벼워 보인다는 꾸지람, 남아 일언 중천금이라는 가르침, 과도한 경쟁에서 오는 긴장감….이 모든 요인이 우리에게서 따뜻하고, 사랑스러우며, 자연스럽고, 솔직한 반응들을 빼앗아 간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 아내와 남편을 대하면서, 장성한 자식들을 대하면서, 그리고 교회에서 교우들을 대하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리액션을, 상쾌하고 즐거운 반응을 준비해 보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소통 레벨이 UP 되기를 기대하고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