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 우뚝 선 시카고 컵스 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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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성민규 신임 단장이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선수-이학주·이대은·하재훈, 단장-성민규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출신 유턴파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2007년부터 2010년 사이 컵스에 입단했던 선수들은 최근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에 복귀해 각 팀 주력 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KBO리그 세이브왕에 도전하는 하재훈(SK 와이번스), kt wiz의 뒷문을 책임지는 이대은, 삼성 라이온즈 주전 내야수 이학주는 모두 2007~2008년 컵스에 입단했던 옛 동료들이다. 지난해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탠 뒤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김동엽과 롯데 자이언츠의 외야수 나경민, NC 다이노스 불펜 투수 정수민, 한화 이글스 선발투수 김진영도 컵스에서 큰 꿈을 품었다.

구단 임원으로 KBO리그에 복귀한 컵스 출신 인사도 있다. 성민규 전 컵스 아시아 지역 총괄 스카우트 팀장은 5일 롯데 신임 단장으로 취임했다. 컵스 출신 유턴파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이는 KBO리그 사상 최초로 30대 나이에 중책을 맡게 된 성민규 단장이다. 성 단장은 ‘컵스 사단’의 맏형이자 구심점이었다. 그는 미국에서 대학야구 선수로 뛰다 2007년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 A 피오리나 치프스에 입단해 짧게 선수 생활을 했다.

성 단장은 그해 컵스에 입단한 이대은과 한방을 쓰며 그의 미국 정착을 도왔다. 이대은은 컵스 입단 첫해 미국에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는데, 당시 보호자 역할을 성 단장이 했다. 컵스 구단은 성 단장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다 코치직을 제안했고, 성 단장은 이를 받아들이고 코치와 스카우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경험을 쌓았다.

컵스는 이후 영입한 한국 유망주 선수들의 관리를 성민규 단장에게 일임했다. 2008년 이후 컵스에 입단한 이학주, 하재훈, 정수민, 김동엽, 나경민, 김진영은 모두 성민규 단장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성 단장은 야구장 안팎에서 이들의 적응을 도왔다. 성 단장은 이학주, 하재훈, 이대은의 영어 실력이 늘지 않자 매일 경기 후 이들을 노래방으로 데려가 팝송을 부르게 하며 영어 울렁증을 없애기도 했다.

이들은 나름대로 컵스에서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 이학주는 2011년 마이너리그 올스타에 뽑혔고, 이대은은 트리플A까지 올라갔다. 비록 마지막 관문인 메이저리그의 높은 문턱은 넘지 못했지만, 미국 현지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미국에서의 경험을 자양분 삼아 KBO리그라는 새로운 토양에 다시 뿌리를 내렸다. 컵스 키즈들의 도전은 다시 시작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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